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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주주, 고현주를 만나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3-07-05 (금) 18:19 조회 : 1807
 
얼굴 없는 주주
품의 주주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활동(사업)을 통해 만나거나, 인간적인 관계로 맺어진 인연. 그 두 부류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품을 알고 남모르게 지켜봐온 짝사랑 같은 인연. 그들이 어떻게 품을 알게 되었는지, 그들이 누구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들은 어디선가 우리의 이야기를 알고, 지켜보다, 홈페이지의 작게 마련된 터널-주주가입서 다운로드하기-을 통해 품의 주주가 된다.
우리끼리 그들을 부르는 말. 얼굴 없는 주주.
현재 품에는 두 명의 얼굴 없는 주주가 있다.
데이트 신청하기
다른 한 명에게는 이미 딱지를 맞았으니, 이제 한 명 뿐이다. 이번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얼굴 없는 주주편으로 하겠습니다 하고 장담했으니, 그마저 거절당하면 주제를 바꿔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한번의 퇴짜로 나는 벌써 의기소침해졌다.
더구나 그녀에게는 이미 한번 딱지 맞은 경험이 있지 않은가. 지난 소식지를 준비하며, 그녀에게 전화를 건 일이 있다. 자신의 소속도 밝히지 않겠다고 했던 그녀였다.
이제 짝사랑하는 쪽은 내가 되었다. 쉽지 않은 상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기분으로 다시 전화를 건다.‘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주인공으로 당첨되셨습니다. 하하하... ^^;;’능청을 떨며, 말문을 연다.
이번에도 퇴짜 맞으면, 다음 데이트 신청은 엄두도 못내리...
“오세요. 점심 살게요”
지난 소식지에 '묻지마 주주'라고 소개된 글을 보고 한참을 웃으셨단다.
화요일 점심 12시. 쪼그라들었던 가슴이 가까스로 살아난다.
만나러 가는 길
인천 지하철 1호선 동춘역. 환승시간을 제외하고 지하철노선도에 표시된 시간만 2시간 가까이 된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꼼꼼하게 교통편을 체크한다. 9시 출발이다. 출근시간보다도 이른 시간이니, 소풍 전날 밤처럼 짐을 챙겨 머리맡에 두고 잔다.
만나러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자다가 내릴 곳을 지나쳐 계획에 없던 노선을 탄다.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생겼을까... 상상을 하며... 긴 지하철 여행을 한다.
그녀는 공무원
일급비밀. 그녀는 인천시 연수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세무과 유리문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며, 비슷비슷해 보이는 까망머리 중에 그녀를 골라내느라 미간에 힘을 준다. 음... 모르겠다.
창구의 직원에게 물으니, 지금 막 나가셨단다. 로비에 더 많은 까망머리가 지나다니고 있다. 도무지 알 길이 없어 전화를 거는데, 저 사람은 아니겠지하고 마주 서 있던 단정한 여자분이 전화를 받는다.
“아, 안녕하세요”
딱 봐도 사람 좋은 얼굴이다. 그녀의 편안한 얼굴을 보며 살짝 긴장했던 마음을 안도한다. 서너명은 올 줄 알고 계셨을 눈친데, 혼자 온 것이 왠지 미안해진다.
그녀가 세무과 직원이라는 사실은 좀 놀랍다.
품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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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품을 알게 된 것은 인천시청에서 근무할 때라고 한다. 청소년 업무를 담당하면서, 많은 청소년 단체들을 알게 되었는데, 그 때 품 이야길 들으셨다고. 가끔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행복해지곤 했었노라는 그녀의 고백.
품의 주주가 된 건, 이년 전 현재 근무하시는 인천시 연수구청 세무과로 오게 되면서부터라고 했다. 직접 활동하진 못하지만, 이렇게나마 함께 운동하고 있다고...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그녀의 입을 통해 들으며 마음이 따뜻해진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제 몫을 하기 마련이죠.
아이들의 삶을 고민하고 청소년활동을 하는 단체와 실무자들을 만나는 일이 즐거워 현재는 사이버대학에서 청소년학까지 전공할 정도로 그녀의 관심은 대단하다. 세무과 일이 재미없으시겠어요 했더니,“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제 몫을 하기 마련이지요” 하며 선한 웃음을 지어 보이신다.
어떤 얘기든 들어줄 것 같은 그녀의 편안함 때문이었을까. 최근 한 국가기관과의 공모 사업 진행과정에서 일방적 소통의 문제로 버럭했던 일을 떠올리며, 그간에 느꼈던 관과의 어려움을 쏟아낸다. 자신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현장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지... 생각해요”
그래, 그녀는 아마 세무과에서도 가장 친절한 공무원임이 분명하다.
우산
맛있는 동태찜에 밥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누룽지탕으로 입가심을 한다. 연수구청까지 다시 걸어오며, 처음 만난 그녀가 참 익숙하단 생각을 한다.
“어? 비 떨어지네요”
콧잔등이에 올라앉은 물방울을 거두어 내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는데 잠시 기다리란다. 얼마나 뒤적인 걸까...
“오히려 짐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하며 커다란 우산을 들려주는 그녀.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구청문을 나서는데, 다시 돌아갈 길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
수유에 도착하니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녀가 준 큰 우산을 받쳐 쓴다.
쇄도하는 질문들.“주주 만난 거 어땠어?”
“어어~~ 다음엔 지방에 갈까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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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두레품 2006년 7-8월호 _ 만나러 가는 즐거움
* 글쓴이 : 유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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