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42건, 최근 0 건
   

히말라야 무늬만학교 소식 전합니다

글쓴이 : 정이가령 날짜 : 2014-11-22 (토) 16:21 조회 : 1188
안녕하세요 무늬만학교 정이가령입니다.
나마스떼- 라는, 네팔에서의 인사가 더 익숙해진 걸 보니
어느 덧 오늘이, 한국을 떠나 이곳 네팔에서의 배움을 이어간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네요.

추워지는 날씨에 잘 지내셨나요?
드문 드문 아이들이 부모님들께 전화로 '잘 살아있음!'을 상기된 목소리로 전하기도 했지만..
부모님들께서는 일상의 순간순간에서 아이들의 허전함을 느끼고 계시겠지요.
먼 곳에서 지내는 아이들 소식 늘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두 달 여정의 딱 반을 지낸 지금,
익숙했던 한국의 시간과는 참 많이 다른 시공간을 마주하며 나은 변화를 만들고,
또 '서로 다름'에 조금씩 몸과 마음을 스미며 스스로의 배움을 만들어가고 있는
<히말라야 무늬만학교>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아이들의 생생한 모습 담긴 사진 역시 많이 기다리셨을텐데...
지금 디카로 촬영한 찍은 사진의 전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현저히 낮은 사진 화질로 대신 전해드립니다)

<히 말 라 야 무 늬 만 학 교 이 야 기>

● 네팔 도착! 네팔과의 첫만남 : 네팔에서의 우리 그리고 나 만나기

드디어 도착한 네팔은 한창 '띠하르'라는 빛의 축제 중이었습니다. 수 많은 힌두교 신들 중에 부의 신인 '락시미'신을
기리고 집으로 모시는 축제입니다.
집집마다 불을 훤히 밝히고, 또 아이들은 집집마다 노래를 부르고 다녀 도시 전체가 휘영청 떠들석 합니다.
네팔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고대 왕국 도시인 '박타푸르'에서한국어를 매우 잘하는 네팔인 '리마' 다이네 집에서 머물며
이 띠하르를 즐겼습니다.
처음으로 직접 달밧(네팔인들의 주식으로 밥과 콩 수프인 달, 야채나 고기를 곁들여먹는 네팔 정식)도 해먹고,
박타푸르에서 유명한 요구르트 '더히'도 실컷 먹고, 200년 넘은 네와리 민족의 전통가옥에서 쌓인 시간의 무게를 느껴보기도하고,
오직 신을 모시는 순수한 마음으로 촛불을 곱게 밝히는 종교가 곧 삶이기도 한 이곳 네팔 사람들의 마음을 느껴보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하는 여행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여행', '관계', '나'에대해 돌아보고 다짐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도 내가 스스로 선택해야하는 것이 바로'여행의 시간'임을 깨닫기도 하고,
또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니라 함께 하는 여행을 위해 각자에게 또 모두에게 필요한 태도를 꺼내어 이야기하고, 서로를 돌아보는 시작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다운로드.jpg

다운로드 (1).jpg

다운로드 (2).jpg


● 걷고 또 걸으며 히말라야 헬람부 순례하기 : 10월 29일 – 11월 2일 트레킹

네팔에 도착해 최종 결정한 트레킹 코스는 가장 무난하고 편안한 '헬람부 트레킹' 이었습니다.
현지 날씨, 아이들 체력, 이후 과정과의 연결 등을 고려해 드디어 결정된 트레킹 코스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5주간 지낼헬람부 지역의 역사, 문화, 종교를 천천히 만나고 공부하며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코스였지요.
심한기 교장샘과 강명숙 선생님, 그리고 트레킹을 함께 한 도르지, 도르지, 니마따시 세르파 형 오빠 덕분에 웃음도 북적이는 트레킹이었습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지고 오직 내 힘으로 내딛는 걸음이 만드는 길 위 의 발자국을 느끼며 마음의 무거움을 털어내고
자연이 주는 경쾌한 리듬을 들이는 트레킹이었습니다. 10월에 피는 벚꽃도 만나고 하루 하루 가까워지는 헬람부 지역의 사람, 삶을 느끼며
조금씩 더 편안하게 만나는 사람들, 만나는 자연들에게 가까운 '말걸기'를 시작했습니다. 헬람부 사람들이 모시는 티벳 불교의 성자 ' 파드마 쌈바바'에게 인사도 드리고요.
중간에 지산이가 심한 고열 감기로 힘들어 해 현수와 제가 지산이와 함께 하루 쉬어 잠시 이산가족이 되기도 했지만 곧 털고 일어나 다시 반갑게 재회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트레킹 중 찍은 사진들이 정말 명작들이 많은데… 지금 바로 보내드리지 못함에 깊이 안타까워하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 드디어 멜람치 마을 허그하우스 도착, 스스로의 힘으로 일구어가는 작은 삶 그리고 겸손한 배움

해발 1200m 꺼꺼니에서 시작해 세르마탕, 타켓캉을 거쳐 드디어 3시간 연속 오르막 길을 거쳐
해발 2500m멜람치강에 도착했습니다.
분명 산 인데, 따뜻한 햇볕과 또 탁 트인 풍경에 이 곳이 바다인가, 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허그하우스'와도 만났습니다.
아직은 사람 손 때가 묻지 않아서썰렁하기도 하고 휑하기도 하지만, 도착한지 바로 다음 날 하루 종일 모두 다함께
대청소를 하니 금새 '우리집'이 되었습니다.

트레킹을 함께 한 심 샘과 맹 샘, 세르파 형 오빠들이 내려가고 무늬만 아이들 다섯과 저와 명화 샘 딱 일곱 명이 지내는
허그하우스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혼자 지내는 것이 아니고 함께,
또 우리만 지내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또 사람들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지내는 삶은
하루하루가녹록찮은 성찰의 도전이고 또 질문으로 가득한 시험이기도 합니다.

볼 때는 쉽게만 보이던 아궁이에 불피우는 일도 요령없는 우리가 하면 1시간이 넘게 걸리다가..결국 실패하기 일쑤이고요.
아직은 누군가 해주는 밥을 먹기만 하는 일이 익숙한 아이들이 무려 '고기가 없는' 제한된 식재료를 이용해 맛나게 나누어 먹을 수 있는 밥을 직접 하는 것도 큰 도전이고요.
한국에서는 세탁기 버튼을 누르는 것이 곧 '빨래'인데, 이 곳에서는 손으로 비비고 짜고를 반복하니 금새 2시간이 지나고
허기가 집니다.
매일매일 안 씻으면 큰 일이 날줄 알았는데, 마을 위 산에서 길어오는 물 파이프가 고장나 물이 끊겨 안나와 몇 일을 안 씻어보니
'안 씻어도 되는 해방감'에 의외로 이렇게 편할수가 없습니다.
아침에 나고 저녁에 지는 해가 주는 '빛'이 참 따뜻하고 밝았구나, 새삼 느끼니 햇볕이 감사해지고자연히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게 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멜람치 마을 허그하우스에서의 풍경들입니다^^.

-돈과 기계에 맡기기보다 일상을 내 손으로 일구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연의 리듬을 귀기울여 듣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당연한 것인 줄 알았던 '자연'이 어떤 모습으로 '자연'을 빚어내는지 들어보니
어쩌면 오직'내 것'을 취하며, 내 몸, 내 마음에만 귀기울였던 삶이 참 어리석었음을 깨닫기도 하고요.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는 하루닫기 마다 아이들의 글에서는,
자연의 소중함과 자연이 주는 여백으로 넓어지고 깊어지는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담겨져있습니다.
아마도 한국과는 전혀 다른 환경이 아이들을 또 다르게 자극하고 있는듯 합니다.
함께 살며 느끼는 어려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 나를 알아가는 평생의 과제 등 아이들 저마다 스스로 삶의 과제를 만들며
깊게 고민하고 또 용기있게 꺼내놓는 모습입니다.

-멜람치 마을은, 딱 5주만 머물 '이방인'들에게 참 쉽고 편안하게 '곁'을 내주었습니다.
허그하우스 바로 뒤에 있는 멜람치 학교 아이들과 멜람치 마을 어른들은 모두에게 네팔 이름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지산이는 우주를 닮았다는 뜻의 '남겔 옐모', 지현이는 풀꽃을 뜻 하는 '페마', 주연이는 '예쁜 사람'이라는 뜻의 '푸리야',
지오는 셰르파식 이름으로 화요일을 뜻하는 '밍마르', 현수 역시 셰르파 이름인 '치팅 도르지'를 얻었고,
이제 다들 네팔 이름이 더 익숙하게 불리고 있습니다.

마을의 어른들에게 꼬박 4일 동안 집집마다 눈찌아(야크 버터와 소금을 넣어 마시는 차)를 얻어마시며 인사를 드리고,
가깝게 지낼 학교 친구들에게는 참 오랜만에 학교 구령대에 올라가 네팔어로 하고 싶은 인사를 전하며 마을 살이를 시작했습니다.
한주, 이주 째 지나니 집으로 놀러오는 친구들도 생기고 지현이는 사귄 친구네 집으로 '외박'을 가기도 하고,
마을의 친구들을 초대해 얼마 남지 않은 계란을 아낌없이 넣으며손수 식사를 대접하기도 합니다.
슈퍼만 가려도 '따시델레(멜람치 마을의 인사)'를 두 손모아 몇 번이나 전하고, 밭일하시던 할머니가 '일로 와서 너도 좀 해'라며
곡괭이를 건네시기도 합니다.
마을 분들은 늘 먼저, 저희가 집에 나무가 없어져 밥을 못해먹지는 않을까, 물이 안나오지는 않을까, 춥지는않을까
늘 먼저 곁을 내어주며 안부를 여쭈어오십니다.
너와 나의 경계도,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을 애써 구분 짓지 않는, 이 마을살이를 경험하며 더 따뜻하게 배우고,
겸손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매일 새벽 6시 반에 일어나 밥을 지어 먹고, 오전에는 주로 장작 해오기, 허그하우스 마당 잔디 심기, 나무 흙주기,
꽃 심기 등 노작 활동을 하고,
오후에는 각자 마을과 함께하는 개인 프로젝트와 마을의 스승들을 만나삶의 지혜를 전해듣는 탐방 수업으로 일과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 금요일은 멜람치 학교 1~2학년 동생들과한국 놀이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토요일은 또래 친구들과 서로의 놀이를 가르쳐주며
뛰어 놀기도 하고요.
지산이는 마을 주민들의 얼굴을 그려주는 프로젝트를, 지현이는 다시 언젠가 이 마을에 다시 와서 나머지 옆모습 사진을 찍겠다,는
의미를 전하는 '사람들 옆 모습 사진 찍기',
주연이는 한국과 네팔의 서로 다른 삶의 생활양식들을 관찰하고 배우는 글쓰기를, 지오와 현수는 천천히 마을 풍경을 관찰하며
각자의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5주간의 마을살이를 마무리하며 멜람치 마을을 떠날 떄는 각자 살며 느끼고 배운것들을 마을 사람들과 잘 나누며 공유하고 또한
이 마을의 기록으로 남겨 볼 예정입니다.

아이들 지내는 풍경, 참 정겨운 마을 살이 모습들을… 부모님들께 있는 그대로 전해드릴 수 없어 글로 최대한 자세히 풀어적었는데… 참 길어졌네요.
부디 길기만 한 글이 아닌, 생생한 시간을 전할 수 있는 글로 읽혀지길 바라봅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액정화면을 다시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 매우 좋지 않은 사진 화질이지만...그래도 함께 담아봅니다.
아이들 얼굴 숨은 그림찾기 하는 마음으로..감상해주시길..ㅜㅜ>

다운로드 (3).jpg
<지내고 있는 멜람치 마을 전경입니다. 널찍널찍한 마을 풍경>

다운로드 (4).jpg
<마을의 꼼파(티벳불교 사원) 가는 길>

다운로드 (5).jpg
<마을의 대장(?) 할머니 이비('할머니'를 뜻하는 옐모민족어 입니다) 실리와 함께 '여자로서의 삶'을 나누는 만남>

다운로드 (6).jpg
<허그하우스 바로 뒤가 꽤 큰 학교인 덕분에 친구들이 아주 많습니다. 처음으로 네팔 친구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는 모습. 앉아있는 남자친구가 지산이고, 중간에 웃는 친구가 지오입니다ㅋㅋ>

다운로드 (5).jpg
<멜람치 학교 교장선생님인 '푸르나'선생님께 네팔과 멜람치 마을의 교육, 그리고 지금 현재 네팔 사회에 대해 깊고 넓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운로드 (8).jpg

다운로드 (9).jpg
<저희 중에 불을 제일 빨리, 잘 피우는 현수와, 직접 빨래를 하는 지현이. 이젠 많이 익숙해진 일상 풍경입니다 >

● 이후의 여행 마무리, 그리고 다음 걸음 '졸업'까지의 일정

이렇게 멜람치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각자의 여행을 마무리 하기 위한 자유여행과 여행 마무리 과정이진행됩니다.
멜람치를 떠나 카트만두로 내려가는 일정은 대략 12월 9~10일 중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이후는 약 6~7일간 자유여행을 시작하고 다시 모여 각자 그리고 함께 네팔 여행을 돌아보며 정리하는 마무리 과정,
여행을 함께 하고 도와주신 분들을 모아 함께 마무리 파티를 갖고 12월 22일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아직여행의 '반'이 남았지만, 이 시간 또한 지난 시간이 그랬듯 금방 지나갈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께도 그러한시간이길 바라며… 네팔에서 보내드린 소식을 이만 줄이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떠나기전 소식지로 전해드린 '졸업식'일정이 확정되어 먼저 전해드립니다.

네팔 여행과 함께아이들이 다음걸음을 만들어갈 졸업 과정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과정은 아이들의 상황, 서로의 생각 들을 나누며 아이들과 교사들이 함께 채워가려고 합니다.
부모님과 무늬만학교를 함께한 선생님들이 다 함께 하는 졸업식 일정은 1월 24일 토요일 오후 3시로 확정되었습니다.
모든 부모님들께서 꼭 함께하실 수 있도록 ... 먼저 일정 전해드립니다.

● 먼 곳에서 드리는 소식은 느낌이 조금 다르네요. 한국도 많이 추워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빈자리로 마음 한켠이 자주 허전하실 부모님들 늘 건강히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아이들도 모두 남은 시간건강하게 잘 지내고 가겠습니다.


_두손 모아 나마스떼(당신의 신에게 경배드립니다)
무늬만학교 드림.

2014-11-26 (수) 17:28
가령과 아이들 모두 건강하지요? 현수의 팔목도 금새 좋아졌길 바랍니다. 어렵게 올렸을 사진은 아쉽게도 안보이네요. ㅠ 하지만 사진없이도 현지 생활이 그려지는 반가운 소식! 고마워요. ^^ 남은 여행도 모두에게 평화로운 시간 되길!
댓글주소 답글쓰기
     
     
정이가령 2015-01-05 (월) 14:20
우왕 이런 댓글이 있었다니! 현디디 덕분에 건강히, 평화롭게 잘 돌아왔지요. 무늬만학교 명예교사 현디디 고마와요 킁킁!
댓글주소 답글쓰기
이름 패스워드
비밀글 (체크하면 글쓴이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의 글자를 입력하세요.
   

 
Copyright ⓒ www.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