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품은?

희망과 절망 사이의 ‘꽃씨하나’

좋은 것과 나쁜 것, 어둠과 밝음, 분노와 용서, 초초함과 넉넉함, 만남과 이별

그리고 시작과 해체(끝)까지....

딱 구분되는 것 같지만 실제는 하나로만 선택되지 않는다. 

다만 구분하려는 마음이 작용할 뿐이다. ‘이번 생은 망했어! / 이생망’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 망한 것만 다가오고 기억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희망과 절망은 하나로 구분되거나 선택되지 않는다. 둘은 서로 작용되고 왕래하고 마주하기도 한다. 그래서 둘 사이에는 늘 희망도 절망도 모두 담아 피어날 수 있는 꽃씨가 있다.

2024년 품은 희망과 절망 사이의 꽃씨처럼 살았던 것 같다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다가, 암울한 예측도 했고 동시에 새로운 자극과 희망과 감사함을 만나기도 했다. 다시 돌아보면 그 시간 속에서 움틀거리는 꽃씨 하나가 있었다. 현실적 어려움을 당장 해결 줄 수 있는 구세주 같은 꽃씨가 아닌 살아온 시간과 살아가고 있는 시간과 사람들에게 피어난 꽃씨였다.

2023년부터 품이 제출한 거의 모든 공모사업들이 품을 외면했다

2024년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이제는 사람과 과정을 강조하는 품의 지향에 박수를 치며 손을 내미는 곳들이 줄어가고 있다. 새로운 트렌트를 따르지 않으려는 의도적 ‘개김’도 있었고 공간과 사람이 없는 품의 상황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다가 고흥 청소년 꿈꾸는 예술캠프를 만났다. 아주 오랜만에 품 사무실이 북적이고 시끄럽고 분주했다. 품의 청년들(대호, 상현, 준혁, 판, 원익, 인석, 은수, 세연)이 함께 했고 품의 방식으로 욕심부려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를 했다. 고흥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매력에 빠졌다. 캠프 이후 고흥군이 준비하는 ‘꿈꾸는 예술터’를 품이 위탁 운영하는 상상도 있었고 품의 마지막 시도를 고흥에 몰입해 보려는 희망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없었던 일이 되었지만 또 다른 희망의 꽃씨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새롭게 시도해 본 꿈꾸는 예술캠프와 함께 늘 변함없이 행복하게 흘러가고 있는 오~ 히말라야와 참 맑은 물살캠프도 여전했다. 거의 비슷한 나이(17살~ 20살 사이)를 가지고 있는 오 히말라야와 참 맑은 물살캠프는 차곡차곡 쌓여지고 있는 품의 보물창고와 같다. 그 속에서 교감, 성장, 연결, 인연이 만들어지고 또 깊어지고 있다. 아마도 품 주주 10명 중 2명 이상은 오 히말라야를 갔을 것이고, 참 맑은 물살캠프의 물살동이가 학부모가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품 주주와 함께하는 콜로키움, 품 뉴스, 품 주주 생일엽서 나눔도 건조한 반복이 아닌 나름의 정성으로 흘러갔다. 두 번의 품 운영위원회도 따뜻하고 훈훈하게 흘러갔으며 품 대표자 변경도 있었다. 오랜 시간 품 대표를 맡아준 정영수 주주에게 감사할 뿐이다.

품 살림살이에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사업이나 수익이 없었기에 현상 유지가 힘들 정도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생글도서관, 우수명 주주, 이공주 주주, 최지만 주주, 이영수 주주님의 응원으로 감사하게 또 그렇게 잘 흘러갔다. 그리고 작년 한 해 품 사무국을 지켜준 강명숙, 이상현 활동가 그리고 틈틈이 손을 보태준 품의 청년들, 식구들 덕에 2024년 품은 희망과 절망 사이의 꽃씨를 찾고 피워낼 수 있었던 것 같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총회 자료집을 다운로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대로는 아니다. ‘새로운 몰입’

현재 품의 상황(조직, 예산, 공간 등)에서 공모사업이나 현장 활동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기에 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도 옳지 않다. 당장 확실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도 많지 않다. 2023년 서울시 마을배움터 ‘숨’을 멈춘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고민이었다. 단순히 품의 이름을 유지하기 위한 버티기가 아닌 품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다시 찾아보고 확인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이제는 품의 아름다운 정리를 위한 지혜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2025년 품은 ‘새로운 몰입’을 시도해 보려 한다.

품은 지금까지 10년을 주기로 세 권의 기록물을 냈다. 품의 생각, 활동, 사람 그리고 희망 등을 담은 소중한 품만의 기록물(아카이빙)이다. 하지만 품만의 기억과 기록을 넘어서 조금 더 공공적이며 타자(집단, 공간, 지역)에게 도움이 될 새로운 아카이브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2025년 품의 ‘새로운 몰입’은 ‘품이 세상에 전하는 책’ 출판이다.

자체 기록물이 아닌 품의 의미와 가치를 세상에 전하기 위한 멋진 책을 만드는 것으로 선택하려고 한다. 자체 제작이 아닌 출판사를 통한 공식적인 출판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부터 기획과 자료수집, 사례정리 등을 시작하여 2026년까지 원고를 마치고 2027년 봄 전에 출판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예전처럼 무리한 집중과 몰입보다는 심호흡을 하며 다양한 논의와 협의의 과정들을 만들고 싶고 이를 위해서 품 상근 활동가등 조직의 구성과 품의 활동 등도 재구성해보려 한다. 그냥 버티기가 아닌 집중하고 몰입하며 새로운 품의 에너지를 만들어가 보려한다.

2025년 1월 첫 운영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공식적 토론과 논의가 있었고 오는 주주총회에서 품 주주의 의견과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품 책 작업에 몰입하면서 앞으로 품이 선택해 볼 수 있는 시도들을 찾아갈 것이다. 결국 품의 책 작업은 책만을 출판하기 위한 과정이 아닌 품의 다음 선택 즉 새로운 시도의 가능성 또는 아름다운 품의 마무리 등에 대한 지혜를 찾아가기 위한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목 차

Ⅰ. 2024년 품청소년문화공동체 활동 보고

     1. 2024년 종합 평가 

     2. 2024년 주요 활동

     3. 2024년 재정 결산

Ⅱ. 2025년 품청소년문화공동체 운영 계획

     1. 2025년 활동 계획

     2. 2025년 재정 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