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품 뉴스는 ‘참 맑은 물살’ 입니다.
품이 20년 넘게 이어왔던 활동은 딱 3개입니다. 강북청소년문화축제 추락(23년), 오 히말라야 (내년이면 20년) 그리고 20살이 넘은 참 맑은 물살 캠프입니다. 하나하나가 품의 역사와도 같습니다. 품도, 품에서 함께 한 아이들도, 청년들도, 학부모도 물살캠프와 함께 아름답게 늙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물살캠프는 늘 그랬듯이 행복했습니다. 매일 30도를 훌쩍 넘었던 뜨거운 날씨도 월학리 냇강에서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고,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여름을 보내고 왔습니다. 이번 품뉴스는 물살캠프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채웠습니다. 7살, 8살 때 첫 물살동이로 놀다가 이제는 물살교사가 된 청년교사들의 이야기와 품 뉴스 최초로 물살동이 들의 이야기도 담아봤습니다. 그리고 물살캠프 마지막 날 물살캠프에게 쓴 편지 몇 개와 전체 카톡방에서 소통했던 학부모님들의 이야기도 살짝 공개합니다. 10년넘게 물살캠프를 기록해주고 있는 이성종 주주의 사진과 물살캠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함께 즐겨주세요. |
물살-시(詩)
참 맑은 물살캠프 / 물살- 한기 청년 시절 괜찮은 시(詩)한편 쯤은 외울 수 있어야 막걸리 자리에서 폼을 잡을 수 있었지. 친구가 던지고 간 두 권의 시집의 이름은 정호승의 ’새벽편지‘ 그리고 곽재구의 ’참 맑은 물살‘이었지. 이리 짧은 문장 속에 이리 깊은 세상을 담을 수 있는지 그때서야 알았지. 그리고 두 시인의 시와 시집은 내 영혼의 동무가 되었지. 언제가 정호승의 새벽편지나 관재구의 참 맑은 물살과 같은 시를 써보고 싶은 욕심을 오랫동안 간직했었지 시간이 지나 품을 만들고 난 후 ... 멋진 시를 쓰지는 못했지만 정호승 시안의 새벽편지 속의 “나의 별에는 피가 묻어 있다”라는 문장을 빌려 ’나의 기획안에는 나의 피가 묻어 있어야 한다‘라며 ’나를 닮은 기획‘이라는 글과 강의와 교육을 할 수 있었지
그리고 곽재구의 참 맑은 물살 속의 “ 발가락 새 해적이네, 애기 고사리순 좀 봐 사랑해야 할 날들 지천으로 솟았네”라는 문장을 닮고 싶어 “애기 고사리 순 같은 품의 아이들을 지천으로 사랑할 수 있는 참 맒은 물살캠프를 시작했지 그렇게 시작한 물살캠프에서는 애기 고사리순들이 자라 사춘기를 지난 십대가 되었고, 사랑스럽다라는 고사리의 꽃말처럼 청년이 되어 물살캠프를 지켜가고 있네
월학리 냇강펜션 새벽바람을 맞으며 너무도 사랑스러운 고사리순을 바라보며 오래오래 지천으로 사랑할 수 있는 날을 꿈꾸어 보네 |
첫날, 버스에서 내려, 냇강 펜션으로 이동중인 아이들~ |
물살신고식! 대장님 물폭탄 맞기! 처음온 수지부터! |
좌_이현 형아의 콧구멍 조준! // 우_선주야... 잘못했어.. |
좌_최고막내 규림이도 밥하기! // 우_식 후 딱지놀이 |
물살 역사상 처음으로 만든! 물살티셔츠!~ 현우, 소린 작가님 감사합니다! |
물살단체티입고, 인제 전통시장에서, 장보고! 요리경연대회까지! |
올해! 처음 등장한 물살목공반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인기만점 카피바라 그림교실 |
참 맑은 물살 / 심현
물살과 파도, 파란색, 화창함, 시원함, 거센, 잔잔한, 고요한, 맑은, 탁한, 생생한, 졸졸, 반짝, 아름다운, 무서운, 깊은, 얕은, 축축한, 개운한, 춥고, 덥고. 물을 생각 했을 때 떠오르는 몇 가지. 물만 해도 이렇게 많은데 물과 함께 하는 물살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있을까? 아이들이 떠드는 목소리, 노는 모습, 딱지, 물총, 밥, 울기, 웃기, 싸우기, 삐지기. 너무도 많은 것들이 있어서 다 들여다보기 어려울 만큼 넘쳐흐른다.
그래도 물살엔 세심함이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거창한 움직임만을 느끼고 경각한다. 하지만 물살에서는 조금 다르다. 조금 더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거친 파도가 아닌 졸졸 흐르는 물살일지여도 우리는 그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그게 물살의 큰 매력이고 질리지 않고 계속 찾을 수 있는 이유이다. 품에서 청소년부터 많은 활동을 해왔지만, 물살은 나에게 좀 다르다. 군대에서도 휴가받기 위해 간부와 싸우고 나올 만큼 나에겐 의미가 다르다. 그걸 휴가 때 간부랑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며 느꼈었다. 어디서 온 기운일지는 모르지만 이미 내 안에 깊게 박혀있는 하나의 문화이며 자아이다. 다시 돌아가 그런 세심함으로 바라보는 물살이 좋고, 그렇게 바라본 물살을 다녀와 보이는 나를 세심하게 보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아이들의 이야기가 좋다. 그리고 그렇게 세심하게 물살을 바라본 나의 이야기 또한 좋다. 너무 거센 파도 속에서 한껏 지쳐가는 우리의 삶 속에 은은히 흘러가는 물살이 내 안에 계속 남기를 바라며 은은히 흘러가는 물살처럼 내 안에 오래도록 남아 나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좋은 사람과 좋은 공기, 좋은 날씨와 좋은 풍경. 좋은 밤과 좋은 아침. 그것은 물살이 주는 3박4일 간의 선물이다. 맑고 흐린 건 좋은 날씨를 정의하지 못한다. 그저 우리가 물살에서 느낀 것이 어떠한지가 중요할 뿐이다. 잔잔히 흘러가는 물살에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기억하며. |
참 맑은 물살 / 정선우
내게 물살은 조금 버겁다. 아이들이 내가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즐거움만 가득한 여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잘 즐기지 못하는 것 같거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보이면 괜히 마음이 초조해진다.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욕심을 부려 조금 더 일찍 나가 아이들과 놀기도 한다.너희도 집으로 돌아간 뒤, 여름이 올 때마다 한 번쯤 물살을 떠올려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이번 물살은 마지막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갔기 때문인지 그 욕심은 더욱 커졌던 것 같다. 그만큼 지난여름의 물살이 내게 너무나 즐거웠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쉬움도 크다. 물살이 아닌 곳에서 우리가 다시 만날 가능성은 많지 않을 테니까. 서로 다른 크기의 마음으로 이별을 하게 될 거 같은데, 내 마음이 더 큰 거 같아서 그걸 내가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버거워서 내년 물살을 가기가 꺼려진다. 그래도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 이별의 마음이 달라도 나에게 전해진 물살만큼, 너희에게도 물살이 그랬으면 좋겠다. |
참 맑은 물살 / 이정윤 BGM_ 2014참맑은물살 -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부르면 되고 봄기운이 가시고, 내리쬐던 햇살마저 부드러워진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기 시작할 때, 물살의 때가 왔다! 그렇게 매년 느낀다. 강 수면 위에 둥둥~ 떠서 내려가는 내내 아이들 노는 소리는 물속에서 섞인다. 아이들 신난 소리가 한 줄기 강물이 되어 함께 흐르는 것 같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물살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하는 느낌을 실감한다. 올해도 나는 어김없이 냇강펜션 마당에 누워 아이들 노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시 눈을 감았다. 시끄럽기도 하고, 살짝 피곤하기도 한 아이들 소리가 풀 속 벌레 소리와 트럭에 물 뿌리는 소리와 어우러졌다. 바닥에 가만 누워 있을 때, 나는 물살을 느낀다.
2011년부터 얼마나 많이 누웠던 마당이었나... 대장님 물줄기를 맞으며 미션을 하다가 눕기도 했고, 밤이 되면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별을 보기 위해 눕기도 했다. 딱지놀이를 하다 분해서 눕기도 했고, 서리한 복숭아를 먹다가 발라당 누워 있기도 했다. 놀다 지쳐 괜히 드러눕기도 했던 마당이었다. 그랬던 나의 마당, 나의 물살이 오래도록 쉴 모양이다. 나는 선생님이 되어서도 여전히 내가 재미있는 게 1번이었다. 변함없이 아이들과 함께 놀고, 웃고,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올해 물살을 돌아봤을 때, 나에게 물살은 재충전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한 해를 달리기 위해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연 속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충전해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런 시간이 영영 없을 것 같다, 는 생각에 마냥 슬펐던 것 같다. 회의 중에도 엉엉 울었다. 지금 글을 쓰는데도 눈물이 펑펑 난다. 내가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마음 만큼은 그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내가 물살에서 쉬고, 다시 힘을 얻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물살이 있다면 나와 같은 누군가도 그곳에서 충전하고 자신만의 물살을 느낄 텐데. 내가 느꼈던 물살을 앞으로 함께 느낄 수 없다는 것,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사실 올해 물살을 준비하면서도 이젠 거의 끝나가는 느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가득가득 넘쳐흐르던 물살이 말라가는 느낌이었다. 어린이들이 줄고, 선생님도 줄었다. 하지만 분명 물살에서의 즐거움이나 물살을 향한 아이들의 마음은 더 커져가는 것을 느꼈다. 내가 물살에서 느낀 것들과 만들어간 것들도 남아있을 것이다. 그래도 슬프다. 각자의 마음에 물살이 어떻게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영원히 남아있기를 바란다. 물살이 쉰다. 긴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언젠가는 다시 불어날 내 안의 거대한 물살을 기다리면서, 나는 내가 빠졌던 물살을 기억할 것이다. |
참 맑은 물살 / 박솔
무언가를 새롭게 사랑하게 되는 일은 참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랬다. 나를 챙기기조차 벅차고 무언가를 아끼려면 재고 따져야 하는 순간이 늘었다. 그런 나에게 물살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곳. 언제나 마음 바쳐 사랑을 가득 건넬 수 있는 시간. 무척이나 소중했다. 22살의 여름을 물살과 함께 보내며 십여 년 전의 여름을 참 많이도 떠올렸더랬다. 시간이 오래 지나 기억보다는 감정에 가까운 추억들이었지만, 그 속에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들어 있었다. 도전하는 용기, 첫 만남의 긴장, 약간의 어색함과 새로 만나는 친구들, 어제도 봤다는 듯이 반갑게 맞아 주시는 선생님들, 유독 빛나는 햇살 그 속에서 시원한 물에 빠지는 감각, 한 여름의 핫초코, 뜨거운 트럭에 물을 뿌리고 낑겨 타는 순간, 이윽고 불어오는 바람, 초록, 녹색, 별빛 밤하늘…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초보 물살쌤으로서 다시 냇강 마을로 향했다. 놀랍도록 모든 게 그대로 나를 맞아주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듯이. 초등학생이었던 아이가 훌쩍 성인이 되어 버리는 동안 물살은 언제나 여기서 그대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매년 냇강을 찾아온 베테랑 물살동이와 선생님들은 물살이 예전 같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지만, 나에게는 그저 모든 것이 반가웠다. 생생했다. 내가 감각했던 물살이 여전히 이곳에 있었다. 여전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곳. 물살인(人)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가득 담아 안겨주는 곳. 내가 물살을 떠나 있다고 여겼던 순간들에도 실은 물살과 함께하고 있었음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내가 물살을 사랑하고 물살이 나를 사랑해 주고 있다는 감각만으로 용기를 얻는 시간들이 많았다. 저기 인제 냇강마을에서는 이번 여름에도 물살이 열리겠지. 언제라도 돌아간다면 다시 나를 맞아주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내 삶을 다시 사랑할 힘이 생겼다. 물살이 잠시 쉬어간다는 것이 우리 삶에서 물살이 사라짐을 의미하지는 않다는 걸 안다. 내가 그랬듯, 한 번 물살에 풍덩 빠져본 사람은 살면서 언제라도 그 기억들을 다시 건져 올려보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 여름이라면, 혹은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는 날이라면, 어쩌면 아주 지치거나 아주 행복한 순간. 그럴 때면 물살이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3박 4일의 시간을 마음에 품고 300일이 넘는 날들을 살아가듯. 어른이 되어서도 쭉. |
참 맑은 물살 / 정하운
세번 물살을 왔지만 세번 다 물살을 본부로만 왔었습니다. 사실 첫 물살과 작년 물살이 엄청 잘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름도 잘 못 외우고 벌레도 싫어하는 나지만 아이들과, 겪기 힘든 날것의 풀내음과 환경은 기억에 깊이 남는것 같습니다. 이러한 기억을 가진채 올해 물살도 본부로 왔습니다. 사실 밖에서 살다보면 이런 기억을 금방 까먹고 추억보정이 되기에 엄청 힘들고 번거로웠던 것보단 아이들 얼굴이 먼저 떠오르더군요. 하지만 역시 도착해서 이것저것 준비하다보니 작년보다 힘들고 안힘들고를 떠나서 역시 힘들긴 했습니다. 당장 집에 가고싶고 벌레도 너무 싫고 햇빛은 뜨거웠습니다. 아이들을 보기전엔 마냥 시골이고 마냥 힘들기만 한 시간일것 같았지만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을 보자마자 뭔가 물살이 시작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첫 물실과 작년 물살은 본부가 너무 바빴고 시간이 없어서 애들과 얘기도 많이 못하고 시간을 많이 못보냈던거 같은데 올해는 얘기도 많이하고 놀아주기도 놀아주다 보니 아이들의 몰랐던 면들과 얘기들 그리고 의외인 점들, 은근히 배울점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제가 이름을 진짜 못외우는데 이번에는 거의 다 외운거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다보니 애들이 물살을 진짜 좋아하고 물살 같은 캠프 활동을 접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도 몇몇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참여한 애들에겐 큰 의미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어릴때 이런저런 캠프 몇개 갔다왔지만 그냥 친구들과 놀고 그저 체험장에 있는 활동만 하고 온게 전부인거 같은데 물살은 교사들이 한명한명 엄청 케어하고 모둠도 세심하게 짜고하는 이런 과정들이 차이가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물살 진행이 시골 펜션 이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투박하다면 투박하고 위험하다면 자칫 위험하거나 이런 상황이 있을거 같아 걱정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런 환경이 요즘애들은 경험하기 힘들고 더 애들을 애답게 놀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해주는 캠프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애들은 뭐 폰게임밖에 안하느니 하는 이런 생각이 있던 저였지만 물살에서 만큼은 애들이 순수히 노는 모습과 얘기하고 교감하는 때묻지 않은 모습을 볼수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물살 자체가 저처럼 이후에 오거나 한두번 일하러 온 사람들에겐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이랑 그간 물살에서 시간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잿빛 성인에서 좀 컬러풀한 성인이 된듯하여 개운했습니다. |
참 맑은 물살 / 김우성
8월 2일 1일차 선봉대로 물살에 간다. 역시 겁나게 더웠다. 이번에는 트럭으로 가지 않아 현이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편했다. 한 번 갔다 온 경험이 있어 불안감은 조금 덜했지만, 도착할수록 작년의 기억이 떠올라 다시 불안해졌다. 인제에 도착하고 일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예초도 없었고 선생님들도 도와주러 오셔서 든든했다. 나는 다른 방에서 설거지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 나 혼자 에어컨을 쐴 수 있어서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저녁에는 밖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심쌤이 해준 새우 요리와 현이가 해준 채소 요리도 맛있었다. 일도 끝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작은 추억이 생긴 것 같다. 내일부터 아이들이 온다는 생각에 조금 불안했지만, 기대하며 잠들었다.
8월 3일 2일차 아이들이 왔다. 반가운 얼굴도, 처음 보는 얼굴도 있었다. 급하게 아이들 이름을 외우고 물놀이를 갔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다른 교사분들과 보조교사가 된 아이들 덕분에 편했다. 아이들과 조금 가까워진 것 같아 뿌듯했다. 아이들이 잠든 뒤 회의를 했다. 내일 아이들이 시장에 가는 동안 조금 쉴 수 있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곳은 맥주를 마시면서 회의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참 좋은 것 같다.
8월 4일 3일차 오전 일정은 빠르게 지나갔다. 아이들이 시장에 다녀온 뒤 저녁에는 요리대회를 했다. 나는 심사를 맡았는데, 괜히 있어 보이는 맛 표현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요리를 대접받는 건 처음이라 신기하고 즐거웠다. 밤에는 보물찾기를 했다. 처음으로 보물을 숨겨 봐서 어려웠지만 나까지 설렜다. 아이들이 진심으로 보물을 찾는 모습을 보니 나도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보물을 못 찾은 아이에게 눈앞에 보물을 떨어뜨려 주었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었다.
8월 5일 4일차 물놀이를 강이 아닌 계곡으로 갔다. 물이 차가웠지만 아이들은 잘 노는 것 같아 안심했다. 물놀이가 끝나고 먹은 코코아를 보며 아이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저녁에는 마지막 날인 만큼 바빴다. 아이들도 마지막 날이라 감성에 젖어 있는 것 같았지만 즐거워 보여 다행이었다.
8월 6일 마지막 날 마지막 날은 크게 한 일은 없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아이들을 보내고 짐을 정리한 뒤 이동해서 술과 고기를 먹었다. 끝났다는 감성에 계속 빠져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나의 물살이 마무리되었다. |
이현이가 전하는 물살 :)
작년에 처음 물살캠프에 갔다. 충격적이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그래서 1년 내내 물살캠프를 기다렸다. 그리고 올해도 참가했다. 첫 물살캠프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캠프도 너무 재미있었다. 이번에도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역시 물살딱지였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딱지를 얻는 기분은 정말 짜릿했다. 그리고 계곡에서 하는 수영 역시 최고였다. 더운 여름날 맑고 시원한 계곡에서 놀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물살신문 기자가 되어 선생님들을 인터뷰한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함께 만든 신문을 보니 기분이 뿌듯했다. 그 신문은 지금 우리 집에 있다 |
선주가 전하는 물살 :)
안녕하세요 물살동이 선주입니다. 이번 물살에서 정말 좋은 추억을 많이 얻고 왔습니다. 언니,오빠,동생들과 신나게 물놀이하고 밤에는 다 같이 떠들고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매년 와도 새로운 물살이었습니다. 이번 물살에서 처음으로 파스타를 만들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실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지만, 물살에서 만든 파스타는 정말 매일 먹어도 될 정도 였습니다. 물살 딱지도 많이 잃었지만, 더 좋은 걸 얻어서 기쁩니다. 보물찾기에서도 좋은 깃발을 못 얻었지만 1등을 해서 무척 놀랍고 기뻤습니다. 물살은 1살씩 나이를 먹는 것을 유일하게 기다리는 이유입니다. 저는 매년 물살이 너무나도 즐겁습니다. 내년에 있을 물살을 또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새람이가 물살에게
우린 물살에 오면 강물,계곡물에 들어가 많은 사람을 빠트리고 빠지곤 한다. 물살에 빠지다. 그렇다. 우린 그렇게 물살에 빠지기 시작했고 이미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 사랑에 빠지듯이 물살에 빠졌다. 내가 물살에 빠졌던 시기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수줍음이 많았고 모든 게 다 처음인, 일명 핏덩이었다. 그때 나에게 물살은 정말 순수 재미였다. 몸으로 노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물놀이, 트럭 타기, 딱지 게임 모두 너무나 행복했고, 3박 4일 동안 하루 종일 많은 사람들과 재밌게 놀 수 있다는 사실에, 그때부터 물살에 빠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를 귀엽다며 챙겨주고 칭찬해주고, 같이 놀아주던 언니 오빠, 선생님들도 있기에 그냥 물살을 떠올리며 나는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점점 해가 지나갔다. 해가 지나게 되자 나에게 언니 누나라고 부르는 동생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동시에 떠나가는 사람과, 또 선생님이 되는 언니 오빠들도 있었다. 물살은 그런 곳이다. 예쁨을 받았던 사람이 커서 그 받은 예쁨을 가지고 살아가다 어느 순간 베풀 시간이 오면 아낌없이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곳. 나에게도 그런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시간은 흘러가고 커져가는 나의 몸 그리고 마음과 함께 어느새 2026년이라는 현재에 도착했다.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배경이 여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그 뜨거운 계절에 향수가 크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에겐 2026년의 여름이 되면 예외없이 물살의 향수가 나의 코끝을 찌른다. 난 물살에 오기전에 항상 하는 생각이 있다. 작년 물살이 너무나 행복한 기억이었기에 넘을 수 없을 만큼 차고 넘치게 행복해서 이번 년도 물살은 실망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하지만 막상 와보면 작년보다 더 많은 걸 얻어가고 더 많이 웃는 나를 보며 신기할정도로 행복하다. 나보다 앞서게 시간을 살아온 선배님들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고, 나와 비슷한 또래친구들과 내가 가진 고민을 나누어 볼 수도 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을 보며 별 생각이 없던 내가 정말 예쁘다라는 생각을 하게되고,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친구들을 보며 다짐을 한다. 내년에 왔을 때는 더 성장해야지. 더 나은 내가 되어 다시 물살 캠프에 오기위해 그 1년을 열심히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짧은 3박 4일을 기다리는 한달,두달을 넘어 1년의 나에게, 어쩌면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의 9년이 나를 만든 시간에 함께하지 않았을까. 9년동안 나는 꽤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은 초등학생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며 세상을 좀 더 넓은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로인해 순수재미었던 물살캠프가 선생님,친구들로 인해 더 다양한 재미와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발전되었고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는 어른에 아까워진 나이가 되었고 사랑을 받는 쪽에서 주는 쪽으로 변했다. 또 선생님들과 조금 더 깊이 있는 얘기들을 나눌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내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미래에 내가 교사가 될 수 있다면 그 선순환이 반복되어 종착역인 교사의 역할이 주어진다면, 한턴을 돌아 다시 나에게 온 만큼 열혈히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줘보고 싶다. 이 아름다운 물살에 같이 떠내려가듯 한 부분이 될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며 미래를 그려본다. 그래서 우리는 물살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
종혁이가 물살에게
우리는 어려서 물살캠프에 처음 오게되어 그저 재미있게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고 선생님들과 함께 밥도 만들어먹고 자연과 하나되어 풀내음과 강의 물살을 느끼다 아쉬운 마음을 남긴채 집으로 돌아간다. 아쉬움은 그리움이 되고 또 시간이 지나 추억이 될 때 즈음 다시 여름이 찾아온다. 물살캠프에 가고싶냐고 물어보는 부모님을 보며 우리는 다시 설레기 시작한다. 작년에 봤던 친구들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번엔 어떤 모둠에서 지내게 될까 기대하며 다시 물살에 오면 한결같이 멋지신 대장님과 못 본새 어색해진 친구들,착한 형누나들과 함께 우리는 또 물살캠프를 즐긴다. 이러한 순환이 돌고돌아 1년 또 2년 이젠 커버린 형누나들이 떠나가고 또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올때, 내 눈높이가 더 높아지고 나보다 큰 형누나들보다 작고 귀여운 아이들이 더 내 눈에 가득차기 시작할때 우리는 아마 생각하게 될것이다. 내가 물살이 재밌을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하며 물살을 바라보게 되면 우리가 못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선생님들은 어떻게 잠자리채가 부러졌다고,계란을 까는게 어렵다고 울상이 되던 어린 나를 돌보셨을까? 형누나들은 어떻게 어린 우리를 놀아주며 자신들의 재미를 찾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내 어린 기억속에 아이들을 챙겨주던 멋진 형들과 누나들은 무엇이 재미있어서, 물살이 어떤 의미이길래 물살을 계속오고 즐기는건지 궁금해진다. 그러다 나는 하나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살에 선순환이 있다. 물살캠프에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잘 놀아주는 어른들이 있다. 그 밑에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논다. 원래 있던 아이들이 크며 중학생,고등학생이 된다. 동시에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온다. 커버린 중학생,고등학생 아이들이 자신들의 추억처럼 선생님들이 재밌게 놀아주시던것 처럼 아이들을 놀아주고 챙겨준다. 더 나아가 선생님이 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커져가는 다른 아이들도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챙긴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물살캠프의 선순환이다. 내가 물살캠프를 계속 오게된 이유이자 내가 물살캠프를 정말 애정하게 되고 이곳에서 아이들을 돕고 놀아주게된 모습이다. 만약 물살이 사라진다면? 안된다. 절대 제발 진짜로 글로 담기지 않을 말로도 표현못할 간절함이다. 나는 진심으로 물살이 사라진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적이 없다. 이곳이 계속 이어질거라고 저 선순환이 돌고돌아 아이들이 커서 선생님이 되고 새로운 아이들이 더 들어올거라고 굳게 믿고 살았다. 나는 물살의 모습,물살의 선순환을 정말 사랑한다. 그저 재밌게 노는 아이들이 귀엽고, 이제야 중학생이 된 아이들이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챙기려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날 잘 챙겨주던 큰 형누나들이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이 신기하다. 나는 이 모습을 계속 보고싶다. 내가 한살한살 커갈수록 보이는 물살의 모습이 달라지는데, 내가 선생님이 되어서는 물살이 어떻게 보일지가 너무 궁금하다. 물살의 선순환이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아는건 별로 없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 이것보다 아름다운 선순환은 없다. 나보다 큰 어른들이 더 귀여운 아이들을 더 많이 봤으면 좋겠고, 나보다 작은 저 아이들이 더 커서 내가 물살의 선순환을 생각한것처럼 자신만의 물살을 생각하고 또 나에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이게 내가 생각해온, 내가 생각하는 물살이 있어야 할 이유이다.
물살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
물살동이 부모님의 이야기 / 종혁 종민의 어머니 강선희 주주님
돌아가는 차안에서는 속세음식인 햄버거를 먹으면서 함께했던 아이들 이야기며 딱지게임 이야기를 쉬지않고 이야기해주는데 이번 물살은 달랐습니다. 가는차안에서는 햄버거 먹는 소리만 들렸어요. 이것저것 묻는 질문에도 먹고 있다고 대답을 피하고 바로 잠들어 버리더라구요. 피곤했나?.. 힘들었나?... 걱정하며 집에 돌아왔는데 종혁이가 이제 내년이 마지막 물살캠프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마지막을 이야기하던 어른들의 이야기가 전달된듯 했습니다. 아이들은 꽤나 상심이 크고 벌써부터 이별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말을 아꼈습니다. 다음날이나 돼서야 사진을 보여주며 동생들 이야기를 해주더라구요. 종민이는 이제야 물살에 맛을 들였고 종혁이는 선생님이 될 날을 기다렸는데.. 아이들이 아쉬운만큼 저도 실감이 나지는 않습니다!
이번 대장님 글에서 가장 인상깊은 말은 아이들의 자유로움을 위해 구조화시킨다는 말이 어른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미숙하기에 니맘대로 다해 라는 자유로움은 위험 할수 있습니다! 늘 먼저 가서 준비해주시고 회의해주시고 시간과 열정을 써주신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어린 아이들을 전화기도 없이 3박4일 온전히 믿고 보냈습니다! 아이들은 자유로움 안에서 스스로의 일상을 해결하게위해 많이 뚝딱거리며 성장할것이라고 기대도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을 이야기하고 있는것이 참으로 아쉬울따름입니다! 아이들이 품의 속사정을 이해하고 이별을 받아들이는지 알수 없으나 저희부부역시 더이상 물살을 더 이어가달라고 말하기가 죄스럽네요. 완전한 이별은 아직 아니지만 정말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저희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아이들이 어른이되어 품의 선한 영향력을 전달할수 있게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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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이 안녕!.... 무결이가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보호소에서 나와 ‘품’속에서 함께 살았던 6년의 시간은 참 행복했습니다. 무결이는 그냥 애완동물이 아닌 품의 가족이었습니다. 품과 숨을 찾았던 많은 사람들이 무결이를 사랑해 주었습니다. 매년 여름 참 맑은 물살캠프에도 함께 했고, 멀리 떠나는 여행도 함께 했습니다. 모두의 기억 속에 무결이가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늘 무결이의 건강을 정성껏 챙겨주신 동물병원 ‘위드’의 정선희 주주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행복하게 살다가 평온하게 떠난 무결이에게 마지막 인사 전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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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자리에서 폼을 잡을 수 있었지.
친구가 던지고 간 두 권의 시집의 이름은
정호승의 ’새벽편지‘ 그리고 곽재구의 ’참 맑은 물살‘이었지.
이리 짧은 문장 속에 이리 깊은 세상을 담을 수 있는지
그때서야 알았지.
언제가 정호승의 새벽편지나 관재구의 참 맑은 물살과 같은
시를 써보고 싶은 욕심을 오랫동안 간직했었지
시간이 지나 품을 만들고 난 후 ...
멋진 시를 쓰지는 못했지만
정호승 시안의 새벽편지 속의 “나의 별에는 피가 묻어 있다”라는
문장을 빌려 ’나의 기획안에는 나의 피가 묻어 있어야 한다‘라며
’나를 닮은 기획‘이라는 글과 강의와 교육을 할 수 있었지
“ 발가락 새 해적이네, 애기 고사리순 좀 봐
사랑해야 할 날들 지천으로 솟았네”라는 문장을 닮고 싶어
“애기 고사리 순 같은 품의 아이들을 지천으로 사랑할 수 있는
참 맒은 물살캠프를 시작했지
애기 고사리순들이 자라 사춘기를 지난 십대가 되었고,
사랑스럽다라는 고사리의 꽃말처럼 청년이 되어
물살캠프를 지켜가고 있네
너무도 사랑스러운 고사리순을 바라보며
오래오래 지천으로 사랑할 수 있는 날을 꿈꾸어 보네
참 맑은 물살 / 심현
물살과 파도, 파란색, 화창함, 시원함, 거센, 잔잔한, 고요한, 맑은, 탁한, 생생한, 졸졸, 반짝, 아름다운, 무서운, 깊은, 얕은, 축축한, 개운한, 춥고, 덥고. 물을 생각 했을 때 떠오르는 몇 가지. 물만 해도 이렇게 많은데 물과 함께 하는 물살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있을까? 아이들이 떠드는 목소리, 노는 모습, 딱지, 물총, 밥, 울기, 웃기, 싸우기, 삐지기. 너무도 많은 것들이 있어서 다 들여다보기 어려울 만큼 넘쳐흐른다.
그래도 물살엔 세심함이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거창한 움직임만을 느끼고 경각한다. 하지만 물살에서는 조금 다르다. 조금 더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거친 파도가 아닌 졸졸 흐르는 물살일지여도 우리는 그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그게 물살의 큰 매력이고 질리지 않고 계속 찾을 수 있는 이유이다.
품에서 청소년부터 많은 활동을 해왔지만, 물살은 나에게 좀 다르다. 군대에서도 휴가받기 위해 간부와 싸우고 나올 만큼 나에겐 의미가 다르다. 그걸 휴가 때 간부랑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며 느꼈었다. 어디서 온 기운일지는 모르지만 이미 내 안에 깊게 박혀있는 하나의 문화이며 자아이다. 다시 돌아가 그런 세심함으로 바라보는 물살이 좋고, 그렇게 바라본 물살을 다녀와 보이는 나를 세심하게 보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아이들의 이야기가 좋다. 그리고 그렇게 세심하게 물살을 바라본 나의 이야기 또한 좋다. 너무 거센 파도 속에서 한껏 지쳐가는 우리의 삶 속에 은은히 흘러가는 물살이 내 안에 계속 남기를 바라며 은은히 흘러가는 물살처럼 내 안에 오래도록 남아 나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좋은 사람과 좋은 공기, 좋은 날씨와 좋은 풍경. 좋은 밤과 좋은 아침.
그것은 물살이 주는 3박4일 간의 선물이다.
맑고 흐린 건 좋은 날씨를 정의하지 못한다.
그저 우리가 물살에서 느낀 것이 어떠한지가 중요할 뿐이다.
잔잔히 흘러가는 물살에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기억하며.
참 맑은 물살 / 정선우
내게 물살은 조금 버겁다. 아이들이 내가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즐거움만 가득한 여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잘 즐기지 못하는 것 같거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보이면 괜히 마음이 초조해진다.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욕심을 부려 조금 더 일찍 나가 아이들과 놀기도 한다.너희도 집으로 돌아간 뒤, 여름이 올 때마다 한 번쯤 물살을 떠올려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이번 물살은 마지막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갔기 때문인지 그 욕심은 더욱 커졌던 것 같다. 그만큼 지난여름의 물살이 내게 너무나 즐거웠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쉬움도 크다. 물살이 아닌 곳에서 우리가 다시 만날 가능성은 많지 않을 테니까. 서로 다른 크기의 마음으로 이별을 하게 될 거 같은데, 내 마음이 더 큰 거 같아서 그걸 내가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버거워서 내년 물살을 가기가 꺼려진다. 그래도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 이별의 마음이 달라도 나에게 전해진 물살만큼, 너희에게도 물살이 그랬으면 좋겠다.
참 맑은 물살 / 이정윤
BGM_ 2014참맑은물살 -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부르면 되고
봄기운이 가시고, 내리쬐던 햇살마저 부드러워진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기 시작할 때, 물살의 때가 왔다! 그렇게 매년 느낀다. 강 수면 위에 둥둥~ 떠서 내려가는 내내 아이들 노는 소리는 물속에서 섞인다. 아이들 신난 소리가 한 줄기 강물이 되어 함께 흐르는 것 같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물살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하는 느낌을 실감한다.
올해도 나는 어김없이 냇강펜션 마당에 누워 아이들 노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시 눈을 감았다. 시끄럽기도 하고, 살짝 피곤하기도 한 아이들 소리가 풀 속 벌레 소리와 트럭에 물 뿌리는 소리와 어우러졌다. 바닥에 가만 누워 있을 때, 나는 물살을 느낀다.
2011년부터 얼마나 많이 누웠던 마당이었나... 대장님 물줄기를 맞으며 미션을 하다가 눕기도 했고, 밤이 되면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별을 보기 위해 눕기도 했다. 딱지놀이를 하다 분해서 눕기도 했고, 서리한 복숭아를 먹다가 발라당 누워 있기도 했다. 놀다 지쳐 괜히 드러눕기도 했던 마당이었다. 그랬던 나의 마당, 나의 물살이 오래도록 쉴 모양이다. 나는 선생님이 되어서도 여전히 내가 재미있는 게 1번이었다. 변함없이 아이들과 함께 놀고, 웃고,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올해 물살을 돌아봤을 때, 나에게 물살은 재충전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한 해를 달리기 위해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연 속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충전해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런 시간이 영영 없을 것 같다, 는 생각에 마냥 슬펐던 것 같다. 회의 중에도 엉엉 울었다. 지금 글을 쓰는데도 눈물이 펑펑 난다. 내가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마음 만큼은 그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내가 물살에서 쉬고, 다시 힘을 얻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물살이 있다면 나와 같은 누군가도 그곳에서 충전하고 자신만의 물살을 느낄 텐데. 내가 느꼈던 물살을 앞으로 함께 느낄 수 없다는 것,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사실 올해 물살을 준비하면서도 이젠 거의 끝나가는 느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가득가득 넘쳐흐르던 물살이 말라가는 느낌이었다. 어린이들이 줄고, 선생님도 줄었다. 하지만 분명 물살에서의 즐거움이나 물살을 향한 아이들의 마음은 더 커져가는 것을 느꼈다. 내가 물살에서 느낀 것들과 만들어간 것들도 남아있을 것이다. 그래도 슬프다. 각자의 마음에 물살이 어떻게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영원히 남아있기를 바란다.
물살이 쉰다.
긴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언젠가는 다시 불어날
내 안의 거대한 물살을 기다리면서,
나는 내가 빠졌던 물살을 기억할 것이다.
참 맑은 물살 / 박솔
무언가를 새롭게 사랑하게 되는 일은 참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랬다. 나를 챙기기조차 벅차고 무언가를 아끼려면 재고 따져야 하는 순간이 늘었다. 그런 나에게 물살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곳. 언제나 마음 바쳐 사랑을 가득 건넬 수 있는 시간. 무척이나 소중했다.
22살의 여름을 물살과 함께 보내며 십여 년 전의 여름을 참 많이도 떠올렸더랬다. 시간이 오래 지나 기억보다는 감정에 가까운 추억들이었지만, 그 속에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들어 있었다. 도전하는 용기, 첫 만남의 긴장, 약간의 어색함과 새로 만나는 친구들, 어제도 봤다는 듯이 반갑게 맞아 주시는 선생님들, 유독 빛나는 햇살 그 속에서 시원한 물에 빠지는 감각, 한 여름의 핫초코, 뜨거운 트럭에 물을 뿌리고 낑겨 타는 순간, 이윽고 불어오는 바람, 초록, 녹색, 별빛 밤하늘…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초보 물살쌤으로서 다시 냇강 마을로 향했다. 놀랍도록 모든 게 그대로 나를 맞아주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듯이. 초등학생이었던 아이가 훌쩍 성인이 되어 버리는 동안 물살은 언제나 여기서 그대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매년 냇강을 찾아온 베테랑 물살동이와 선생님들은 물살이 예전 같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지만, 나에게는 그저 모든 것이 반가웠다. 생생했다. 내가 감각했던 물살이 여전히 이곳에 있었다.
여전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곳. 물살인(人)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가득 담아 안겨주는 곳. 내가 물살을 떠나 있다고 여겼던 순간들에도 실은 물살과 함께하고 있었음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내가 물살을 사랑하고 물살이 나를 사랑해 주고 있다는 감각만으로 용기를 얻는 시간들이 많았다. 저기 인제 냇강마을에서는 이번 여름에도 물살이 열리겠지. 언제라도 돌아간다면 다시 나를 맞아주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내 삶을 다시 사랑할 힘이 생겼다.
물살이 잠시 쉬어간다는 것이 우리 삶에서 물살이 사라짐을 의미하지는 않다는 걸 안다. 내가 그랬듯, 한 번 물살에 풍덩 빠져본 사람은 살면서 언제라도 그 기억들을 다시 건져 올려보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 여름이라면, 혹은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는 날이라면, 어쩌면 아주 지치거나 아주 행복한 순간. 그럴 때면 물살이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3박 4일의 시간을 마음에 품고 300일이 넘는 날들을 살아가듯. 어른이 되어서도 쭉.
참 맑은 물살 / 정하운
세번 물살을 왔지만 세번 다 물살을 본부로만 왔었습니다. 사실 첫 물살과 작년 물살이 엄청 잘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름도 잘 못 외우고 벌레도 싫어하는 나지만 아이들과, 겪기 힘든 날것의 풀내음과 환경은 기억에 깊이 남는것 같습니다. 이러한 기억을 가진채 올해 물살도 본부로 왔습니다. 사실 밖에서 살다보면 이런 기억을 금방 까먹고 추억보정이 되기에 엄청 힘들고 번거로웠던 것보단 아이들 얼굴이 먼저 떠오르더군요.
하지만 역시 도착해서 이것저것 준비하다보니 작년보다 힘들고 안힘들고를 떠나서 역시 힘들긴 했습니다. 당장 집에 가고싶고 벌레도 너무 싫고 햇빛은 뜨거웠습니다. 아이들을 보기전엔 마냥 시골이고 마냥 힘들기만 한 시간일것 같았지만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을 보자마자 뭔가 물살이 시작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첫 물실과 작년 물살은 본부가 너무 바빴고 시간이 없어서 애들과 얘기도 많이 못하고 시간을 많이 못보냈던거 같은데 올해는 얘기도 많이하고 놀아주기도 놀아주다 보니 아이들의 몰랐던 면들과 얘기들 그리고 의외인 점들, 은근히 배울점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제가 이름을 진짜 못외우는데 이번에는 거의 다 외운거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다보니 애들이 물살을 진짜 좋아하고 물살 같은 캠프 활동을 접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도 몇몇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참여한 애들에겐 큰 의미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어릴때 이런저런 캠프 몇개 갔다왔지만 그냥 친구들과 놀고 그저 체험장에 있는 활동만 하고 온게 전부인거 같은데 물살은 교사들이 한명한명 엄청 케어하고 모둠도 세심하게 짜고하는 이런 과정들이 차이가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물살 진행이 시골 펜션 이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투박하다면 투박하고 위험하다면 자칫 위험하거나 이런 상황이 있을거 같아 걱정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런 환경이 요즘애들은 경험하기 힘들고 더 애들을 애답게 놀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해주는 캠프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애들은 뭐 폰게임밖에 안하느니 하는 이런 생각이 있던 저였지만 물살에서 만큼은 애들이 순수히 노는 모습과 얘기하고 교감하는 때묻지 않은 모습을 볼수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물살 자체가 저처럼 이후에 오거나 한두번 일하러 온 사람들에겐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이랑 그간 물살에서 시간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잿빛 성인에서 좀 컬러풀한 성인이 된듯하여 개운했습니다.
참 맑은 물살 / 김우성
8월 2일 1일차
선봉대로 물살에 간다. 역시 겁나게 더웠다. 이번에는 트럭으로 가지 않아 현이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편했다. 한 번 갔다 온 경험이 있어 불안감은 조금 덜했지만, 도착할수록 작년의 기억이 떠올라 다시 불안해졌다. 인제에 도착하고 일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예초도 없었고 선생님들도 도와주러 오셔서 든든했다. 나는 다른 방에서 설거지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 나 혼자 에어컨을 쐴 수 있어서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저녁에는 밖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심쌤이 해준 새우 요리와 현이가 해준 채소 요리도 맛있었다. 일도 끝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작은 추억이 생긴 것 같다. 내일부터 아이들이 온다는 생각에 조금 불안했지만, 기대하며 잠들었다.
8월 3일 2일차
아이들이 왔다. 반가운 얼굴도, 처음 보는 얼굴도 있었다. 급하게 아이들 이름을 외우고 물놀이를 갔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다른 교사분들과 보조교사가 된 아이들 덕분에 편했다. 아이들과 조금 가까워진 것 같아 뿌듯했다. 아이들이 잠든 뒤 회의를 했다. 내일 아이들이 시장에 가는 동안 조금 쉴 수 있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곳은 맥주를 마시면서 회의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참 좋은 것 같다.
8월 4일 3일차
오전 일정은 빠르게 지나갔다. 아이들이 시장에 다녀온 뒤 저녁에는 요리대회를 했다. 나는 심사를 맡았는데, 괜히 있어 보이는 맛 표현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요리를 대접받는 건 처음이라 신기하고 즐거웠다. 밤에는 보물찾기를 했다. 처음으로 보물을 숨겨 봐서 어려웠지만 나까지 설렜다. 아이들이 진심으로 보물을 찾는 모습을 보니 나도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보물을 못 찾은 아이에게 눈앞에 보물을 떨어뜨려 주었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었다.
8월 5일 4일차
물놀이를 강이 아닌 계곡으로 갔다. 물이 차가웠지만 아이들은 잘 노는 것 같아 안심했다. 물놀이가 끝나고 먹은 코코아를 보며 아이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저녁에는 마지막 날인 만큼 바빴다. 아이들도 마지막 날이라 감성에 젖어 있는 것 같았지만 즐거워 보여 다행이었다.
8월 6일 마지막 날
마지막 날은 크게 한 일은 없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아이들을 보내고 짐을 정리한 뒤 이동해서 술과 고기를 먹었다. 끝났다는 감성에 계속 빠져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나의 물살이 마무리되었다.
이현이가 전하는 물살 :)
작년에 처음 물살캠프에 갔다. 충격적이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그래서 1년 내내 물살캠프를 기다렸다. 그리고 올해도 참가했다. 첫 물살캠프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캠프도 너무 재미있었다. 이번에도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역시 물살딱지였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딱지를 얻는 기분은 정말 짜릿했다. 그리고 계곡에서 하는 수영 역시 최고였다. 더운 여름날 맑고 시원한 계곡에서 놀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물살신문 기자가 되어 선생님들을 인터뷰한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함께 만든 신문을 보니 기분이 뿌듯했다. 그 신문은 지금 우리 집에 있다
선주가 전하는 물살 :)
안녕하세요 물살동이 선주입니다. 이번 물살에서 정말 좋은 추억을 많이 얻고 왔습니다. 언니,오빠,동생들과 신나게 물놀이하고 밤에는 다 같이 떠들고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매년 와도 새로운 물살이었습니다. 이번 물살에서 처음으로 파스타를 만들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실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지만, 물살에서 만든 파스타는 정말 매일 먹어도 될 정도 였습니다. 물살 딱지도 많이 잃었지만, 더 좋은 걸 얻어서 기쁩니다. 보물찾기에서도 좋은 깃발을 못 얻었지만 1등을 해서 무척 놀랍고 기뻤습니다. 물살은 1살씩 나이를 먹는 것을 유일하게 기다리는 이유입니다. 저는 매년 물살이 너무나도 즐겁습니다. 내년에 있을 물살을 또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물살에게 보내는 편지
새람이가 물살에게
우린 물살에 오면 강물,계곡물에 들어가 많은 사람을 빠트리고 빠지곤 한다. 물살에 빠지다. 그렇다. 우린 그렇게 물살에 빠지기 시작했고 이미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 사랑에 빠지듯이 물살에 빠졌다. 내가 물살에 빠졌던 시기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수줍음이 많았고 모든 게 다 처음인, 일명 핏덩이었다. 그때 나에게 물살은 정말 순수 재미였다. 몸으로 노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물놀이, 트럭 타기, 딱지 게임 모두 너무나 행복했고, 3박 4일 동안 하루 종일 많은 사람들과 재밌게 놀 수 있다는 사실에, 그때부터 물살에 빠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를 귀엽다며 챙겨주고 칭찬해주고, 같이 놀아주던 언니 오빠, 선생님들도 있기에 그냥 물살을 떠올리며 나는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점점 해가 지나갔다.
해가 지나게 되자 나에게 언니 누나라고 부르는 동생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동시에 떠나가는 사람과, 또 선생님이 되는 언니 오빠들도 있었다. 물살은 그런 곳이다. 예쁨을 받았던 사람이 커서 그 받은 예쁨을 가지고 살아가다 어느 순간 베풀 시간이 오면 아낌없이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곳. 나에게도 그런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시간은 흘러가고 커져가는 나의 몸 그리고 마음과 함께 어느새 2026년이라는 현재에 도착했다.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배경이 여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그 뜨거운 계절에 향수가 크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에겐 2026년의 여름이 되면 예외없이 물살의 향수가 나의 코끝을 찌른다. 난 물살에 오기전에 항상 하는 생각이 있다. 작년 물살이 너무나 행복한 기억이었기에 넘을 수 없을 만큼 차고 넘치게 행복해서 이번 년도 물살은 실망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하지만 막상 와보면 작년보다 더 많은 걸 얻어가고 더 많이 웃는 나를 보며 신기할정도로 행복하다. 나보다 앞서게 시간을 살아온 선배님들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고, 나와 비슷한 또래친구들과 내가 가진 고민을 나누어 볼 수도 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을 보며 별 생각이 없던 내가 정말 예쁘다라는 생각을 하게되고,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친구들을 보며 다짐을 한다. 내년에 왔을 때는 더 성장해야지. 더 나은 내가 되어 다시 물살 캠프에 오기위해 그 1년을 열심히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짧은 3박 4일을 기다리는 한달,두달을 넘어 1년의 나에게, 어쩌면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의 9년이 나를 만든 시간에 함께하지 않았을까.
9년동안 나는 꽤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은 초등학생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며 세상을 좀 더 넓은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로인해 순수재미었던 물살캠프가 선생님,친구들로 인해 더 다양한 재미와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발전되었고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는 어른에 아까워진 나이가 되었고 사랑을 받는 쪽에서 주는 쪽으로 변했다. 또 선생님들과 조금 더 깊이 있는 얘기들을 나눌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내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미래에 내가 교사가 될 수 있다면 그 선순환이 반복되어 종착역인 교사의 역할이 주어진다면, 한턴을 돌아 다시 나에게 온 만큼 열혈히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줘보고 싶다. 이 아름다운 물살에 같이 떠내려가듯 한 부분이 될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며 미래를 그려본다.
그래서 우리는 물살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종혁이가 물살에게
우리는 어려서 물살캠프에 처음 오게되어 그저 재미있게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고 선생님들과 함께 밥도 만들어먹고 자연과 하나되어 풀내음과 강의 물살을 느끼다 아쉬운 마음을 남긴채 집으로 돌아간다.
아쉬움은 그리움이 되고 또 시간이 지나 추억이 될 때 즈음 다시 여름이 찾아온다. 물살캠프에 가고싶냐고 물어보는 부모님을 보며 우리는 다시 설레기 시작한다. 작년에 봤던 친구들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번엔 어떤 모둠에서 지내게 될까 기대하며 다시 물살에 오면 한결같이 멋지신 대장님과 못 본새 어색해진 친구들,착한 형누나들과 함께 우리는 또 물살캠프를 즐긴다.
이러한 순환이 돌고돌아 1년 또 2년 이젠 커버린 형누나들이 떠나가고 또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올때, 내 눈높이가 더 높아지고 나보다 큰 형누나들보다 작고 귀여운 아이들이 더 내 눈에 가득차기 시작할때 우리는 아마 생각하게 될것이다. 내가 물살이 재밌을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하며 물살을 바라보게 되면 우리가 못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선생님들은 어떻게 잠자리채가 부러졌다고,계란을 까는게 어렵다고 울상이 되던 어린 나를 돌보셨을까? 형누나들은 어떻게 어린 우리를 놀아주며 자신들의 재미를 찾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내 어린 기억속에 아이들을 챙겨주던 멋진 형들과 누나들은 무엇이 재미있어서, 물살이 어떤 의미이길래 물살을 계속오고 즐기는건지 궁금해진다. 그러다 나는 하나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살에 선순환이 있다.
물살캠프에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잘 놀아주는 어른들이 있다. 그 밑에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논다. 원래 있던 아이들이 크며 중학생,고등학생이 된다. 동시에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온다. 커버린 중학생,고등학생 아이들이 자신들의 추억처럼 선생님들이 재밌게 놀아주시던것 처럼 아이들을 놀아주고 챙겨준다. 더 나아가 선생님이 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커져가는 다른 아이들도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챙긴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물살캠프의 선순환이다. 내가 물살캠프를 계속 오게된 이유이자 내가 물살캠프를 정말 애정하게 되고 이곳에서 아이들을 돕고 놀아주게된 모습이다.
만약 물살이 사라진다면?
안된다. 절대 제발 진짜로
글로 담기지 않을 말로도 표현못할 간절함이다. 나는 진심으로 물살이 사라진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적이 없다. 이곳이 계속 이어질거라고 저 선순환이 돌고돌아 아이들이 커서 선생님이 되고 새로운 아이들이 더 들어올거라고 굳게 믿고 살았다. 나는 물살의 모습,물살의 선순환을 정말 사랑한다. 그저 재밌게 노는 아이들이 귀엽고, 이제야 중학생이 된 아이들이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챙기려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날 잘 챙겨주던 큰 형누나들이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이 신기하다. 나는 이 모습을 계속 보고싶다. 내가 한살한살 커갈수록 보이는 물살의 모습이 달라지는데, 내가 선생님이 되어서는 물살이 어떻게 보일지가 너무 궁금하다. 물살의 선순환이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아는건 별로 없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 이것보다 아름다운 선순환은 없다. 나보다 큰 어른들이 더 귀여운 아이들을 더 많이 봤으면 좋겠고, 나보다 작은 저 아이들이 더 커서 내가 물살의 선순환을 생각한것처럼 자신만의 물살을 생각하고 또 나에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이게 내가 생각해온, 내가 생각하는 물살이 있어야 할 이유이다.
물살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물살동이 부모님의 이야기 / 종혁 종민의 어머니 강선희 주주님
피곤했나?.. 힘들었나?... 걱정하며 집에 돌아왔는데 종혁이가 이제 내년이 마지막 물살캠프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마지막을 이야기하던 어른들의 이야기가 전달된듯 했습니다. 아이들은 꽤나 상심이 크고 벌써부터 이별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말을 아꼈습니다. 다음날이나 돼서야 사진을 보여주며 동생들 이야기를 해주더라구요. 종민이는 이제야 물살에 맛을 들였고 종혁이는 선생님이 될 날을 기다렸는데.. 아이들이 아쉬운만큼 저도 실감이 나지는 않습니다!
완전한 이별은 아직 아니지만 정말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저희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아이들이 어른이되어 품의 선한 영향력을 전달할수 있게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결이 안녕!....
무결이가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보호소에서 나와 ‘품’속에서 함께 살았던 6년의 시간은 참 행복했습니다. 무결이는 그냥 애완동물이 아닌 품의 가족이었습니다. 품과 숨을 찾았던 많은 사람들이 무결이를 사랑해 주었습니다. 매년 여름 참 맑은 물살캠프에도 함께 했고, 멀리 떠나는 여행도 함께 했습니다. 모두의 기억 속에 무결이가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늘 무결이의 건강을 정성껏 챙겨주신 동물병원 ‘위드’의 정선희 주주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행복하게 살다가 평온하게 떠난 무결이에게 마지막 인사 전해주세요.
pum-4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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