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 30살 생일파티, 그날의 짧의 이야기
"품 30살, 사느라 고생했지"
품 생일을 준비하며 케이크 위에 어떤 말을 쓸까하고 둘러앉아 이야기에 '툭'하고 나온 '사느라 고생했지' 처음 듣고는 "푸하하~"하고 웃었지만, 생일잔치 여기저기에 쓰이는 말이 되었다.
그것은,
품을 오랜시간 지켜내고 있는 주주들이기도 하고,
30년 시간동안 뜨거웠던 열정으로 땀 흘렸던 수 많은 직원들이기도 하고,
자신의 내적인 힘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십대와 청년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30주년의 생일잔치에서는 30년의 역사를 보다는 개인과 품의 시간(관계)들이 조금 더 드러나길 원했다. 몇일 동안 함께 해준 청년과 십대들 덕분에 생일상은 잘 차려졌고, 당일 60여명이 넘는 분들이 와 주셨다.
품이 운영하는 배움터의 각 공간마다 전시가 꾸며졌고, 오시는 손님들을 환대하는 청년들, 품이 애정하는 요요의 부엌에서 만들어준 맛있는 음식, 대체불가 인석이와 설이가 사회로 잔치를 이끌어 주었고, 품에서 존경하는 어른이신 고춘식 선생님(전 한성여중 교장)의 축시로 문을 열고, 청년이 된 은세가 30주년을 맞아 만들어 준 3단케이크로 문을 닫았다.
또 한편에선 품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품의 30년을 축하하는 메세지를 보내주었고, 아카이빙을 위한 응원후원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었다.
30주년을 맞아 주주로 가입해 주신분과 후원금을 증액해 주신 분들도 계신다.
품은 늘 이렇게 사람의 힘으로 지켜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청년와 십대들에게도 그 힘은 전이되고 있다.
‘품‘ 하면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는 것, 지금도 내가 모르는 무수히 많은 품이 있다는 것, 아주 옛날의 품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는 것, 이곳이 만들어진 이유 같은 것들이
나에게는 계속 품이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한 것은 사람들의 표정이다.
30주년 파티에서 오랜만에 만난 분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과 오늘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사람들의 얼굴과 앞으로도 기대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얼굴. 그런 것들이 나는 자꾸 떠오른다.
-숨 인턴 이 한의 하루 일기 中-
"살아있는 한 희망은 끝나지 않았고, 희망이 있는 한 삶은 끝나지 않는다."는 박노해 시인의 말처럼 품은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내어 가고 있다.
30살 생일잔치에 사회를 맡은 설과 인석이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품을 만들어왔습니다. 그 사람들의 품으로 품이 만들어져왔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어디를 돌아봐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품이 만나온 품이 남겨온 사람들을 떠올리며 늘 그래왔던 것처럼 한 발 한 발 나아가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품을 만났건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발 딛고 있는 자리에서 품을 응원해주고 지지해줘서 고맙습니다.
그대가 품입니다. 우리가 품입니다."
십여일이 지난 지금 생일잔치를 했던 배움터의 흔적은 서서히 지워지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없다. 생일날의 이야기는 도록(웹북)으로 만들어져서 오래도록 품 30살 생일은 기록될 예정이다.
또, 응원 후원 덕분에 30년의 기억과 사람(주주)의 이야기를 담은 품 30주년 이야기집을 인쇄할 수 있었고, 곧 주주님들 손으로 전해드릴 예정이다!
생일잔치는 끝났지만, 현재 기획되고 있는 토크쇼와 워크숍이 있다. 그렇게 30살의 생일은 올 일년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