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에겐 틈이 없다. 한 사람 한 사람 저마다의 고유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원한 적 없는 보편적 시선과 압박에 의해 같은 삶을 살아 간다.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것이다. 다시, 십대에게 자기 삶이 주도권을 되찾는 운동(실험)이 필요하다. '2019 십만원을 내맘대로 썼습니다' 中 |
십대에게 자기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운동(실험)이 필요하다. ‘시도와 실패할 권리’를 다시 찾아주자는 이야기로 시작된 십만원 프로젝트는 2019년부터 93명의 아이가 50가지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93가지의 이야기는 ‘시도’로 가득채워졌고, ‘실패’는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실패라 보여도 다음을 바라보게 해주는 통로로, 발돋움으로 아이들은 그렇게 프로젝트를 이어갈 힘을 얻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십만원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사업은 전국적으로 뻗어 나갔고, 많은 기관, 단체에서 문의와 함께 벤치마킹해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이어졌다. 더 많은 아이들이 나의 삶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내공이 생겼고, 3년간의 프로젝트를 함께한 짝꿍들도 각자만의 스타일로 아이들을 만나는 방법들을 찾아갔다.
하지만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주기도 한다. 무언가의 아쉬움이 계속해서 남는다.
"무엇을 더 던져줄 수 있을까?"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우리가 더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올해 사업을 고민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질문은 또 다른 질문을 계속해서 쏟아낸다.
쌓여가는 질문들 속에서 원래 고민해야 할 본질을 계속 놓치고 있었다.
풀지도 못할 질문들로 스스로 지쳐가는 것보다, 지금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무엇을 더 채워주려 하는 것 보다. 어떻게 더 정성스럽게 만날 수 있을까, 올해는 어떤 시도와 실패를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결국, 프로젝트는 개인과 개인이 만나기에, 누군가를 그룹화시켜서 보는 것이 아닌 개별적으로 한 명을 바라보며 고민하려 한다.
#. 모모날


모모날은 십만원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서로의 프로젝트를 나누며, 다른 청소년들을 바라보고 짝꿍을 만나서 나의 프로젝트를 자신 있게 이야기하며, 서로에게 응원받는 자리, 그리고 시도하고 실패할 권리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직접 전달하는 날.
특히나 19년 이후로 코로나가 진정되고 시작하는 모모날 이었다.
오랜만에 배움터가 다양한 색으로 물들었고, 각자 분주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하며, 평소에는 꺼내지도 않던 장식용품들을 하나둘씩 찾아서 달았다.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수도 없이 고민하며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코로나로 회색으로 변했던 배움터가 다시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자세한 모모날의 이야기는 청년인턴 '이한'의 모모날 리뷰로 공유합니다 :)
청년인턴 이한의 리뷰 '십만원프로젝트 모모날' 바로가기
#. 욕망의 선배들
3년간의 사업을 진행하고 나니 십대들은 청년이 되어있었다.
십만원에서 받은 에너지, 의미들을 가지고 나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잘 다지고 있는 아이들이 기획부터 당일 진행까지 함께 했다. 모모날을 준비하며, 각자가 받았던 방식에서 좋았던 포인트들을 잘 뽑아내고, 각자가 주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했다.
그중에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는 ‘욕망’ 이었다.

선배들이 십만원 프로젝트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을 잔뜩 전해주고 싶어서 했다.
그래서 낭만공유지에서 각자의 욕망을 풀어놓고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활동들을 진행했다.
누구는 그림을 못 그리지만, 아이들에게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누구는 사진을 함께 찍어주고, 음료수를 맛있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아이들이 이 공간의 의미를 얼마나 받아갔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선배들이 있어서 좋았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입에서 가득했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길을 먼저 걸어봤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참 든든하다.
짝꿍, 활동가들이 줄 수 없는 이야기와 에너지가 아이들에게 전달 되었다.
십만원프로젝트를 경험했던 선배라서 가능한 이야기들이 있다. 직접 고민하고 몸으로 부딪히며 생긴 이야기들이라 ‘십만원프로젝트 장인’이 전해주는 꿀팁이 한가득이다. 올해 처음으로 온 아이들도 반짝이는 눈으로 선배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선배들도 욕심을 내서 아이들과 짝꿍으로 만나고 싶어한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그런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올해 또 다른 실험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 또 하나의 시도와 실패
올해 십만원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변화는 담당자가 바뀌었다.
3년간의 십만원 프로젝트를 이어받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아직 서툴지만….)
올해 사업을 이야기하며, 십만원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자는 이야기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마을 배움터의 대표적인 청소년 사업이고, 이미 많은 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그런 사업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만 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을 긴 호흡으로 가까이서 만났기에, 넓게 보는 것이 참 어려웠다.

내가 잘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어느 것을 더 확장시켜볼 수 있을까?
아이들의 세밀함을 더 살펴보고자 했다, 신청서에서부터 아이들의 오늘 기분을 물어보고 있다. 기분을 물어보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졸려요, 힘들어요 로 무시 당하는 감정들을 조금씩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배움터에서 뭘 하거나, 오는 날 만큼은 평소와는 다른 기분, 감정이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지만, 처음보다 아이들이 오늘의 기분을 작성하는 것에서 불편함이 많이 사라졌다. 기분을 물어보는 행위는 거의 표정이 안 좋을 때 나오기 때문에 좋은 감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참 어렵다.
이 작은 시도가 실패하거나,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이 1년 동안 어떤 감정과 기분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이어갈까 궁금하기도 하다. 그리고 활동가인 나에게도 십만원 프로젝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십대에겐 틈이 없다.
한 사람 한 사람 저마다의 고유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원한 적 없는 보편적 시선과 압박에 의해
같은 삶을 살아 간다.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것이다.
다시, 십대에게 자기 삶이 주도권을 되찾는 운동(실험)이 필요하다.
'2019 십만원을 내맘대로 썼습니다' 中
십대에게 자기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운동(실험)이 필요하다. ‘시도와 실패할 권리’를 다시 찾아주자는 이야기로 시작된 십만원 프로젝트는 2019년부터 93명의 아이가 50가지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93가지의 이야기는 ‘시도’로 가득채워졌고, ‘실패’는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실패라 보여도 다음을 바라보게 해주는 통로로, 발돋움으로 아이들은 그렇게 프로젝트를 이어갈 힘을 얻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십만원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사업은 전국적으로 뻗어 나갔고, 많은 기관, 단체에서 문의와 함께 벤치마킹해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이어졌다. 더 많은 아이들이 나의 삶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내공이 생겼고, 3년간의 프로젝트를 함께한 짝꿍들도 각자만의 스타일로 아이들을 만나는 방법들을 찾아갔다.
하지만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주기도 한다. 무언가의 아쉬움이 계속해서 남는다.
"무엇을 더 던져줄 수 있을까?"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우리가 더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올해 사업을 고민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질문은 또 다른 질문을 계속해서 쏟아낸다.
쌓여가는 질문들 속에서 원래 고민해야 할 본질을 계속 놓치고 있었다.
풀지도 못할 질문들로 스스로 지쳐가는 것보다, 지금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무엇을 더 채워주려 하는 것 보다. 어떻게 더 정성스럽게 만날 수 있을까, 올해는 어떤 시도와 실패를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결국, 프로젝트는 개인과 개인이 만나기에, 누군가를 그룹화시켜서 보는 것이 아닌 개별적으로 한 명을 바라보며 고민하려 한다.
#. 모모날
모모날은 십만원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서로의 프로젝트를 나누며, 다른 청소년들을 바라보고 짝꿍을 만나서 나의 프로젝트를 자신 있게 이야기하며, 서로에게 응원받는 자리, 그리고 시도하고 실패할 권리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직접 전달하는 날.
특히나 19년 이후로 코로나가 진정되고 시작하는 모모날 이었다.
오랜만에 배움터가 다양한 색으로 물들었고, 각자 분주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하며, 평소에는 꺼내지도 않던 장식용품들을 하나둘씩 찾아서 달았다.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수도 없이 고민하며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코로나로 회색으로 변했던 배움터가 다시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자세한 모모날의 이야기는 청년인턴 '이한'의 모모날 리뷰로 공유합니다 :)
청년인턴 이한의 리뷰 '십만원프로젝트 모모날' 바로가기
#. 욕망의 선배들
3년간의 사업을 진행하고 나니 십대들은 청년이 되어있었다.
십만원에서 받은 에너지, 의미들을 가지고 나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잘 다지고 있는 아이들이 기획부터 당일 진행까지 함께 했다. 모모날을 준비하며, 각자가 받았던 방식에서 좋았던 포인트들을 잘 뽑아내고, 각자가 주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했다.
그중에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는 ‘욕망’ 이었다.
선배들이 십만원 프로젝트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을 잔뜩 전해주고 싶어서 했다.
그래서 낭만공유지에서 각자의 욕망을 풀어놓고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활동들을 진행했다.
누구는 그림을 못 그리지만, 아이들에게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누구는 사진을 함께 찍어주고, 음료수를 맛있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아이들이 이 공간의 의미를 얼마나 받아갔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선배들이 있어서 좋았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입에서 가득했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길을 먼저 걸어봤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참 든든하다.
짝꿍, 활동가들이 줄 수 없는 이야기와 에너지가 아이들에게 전달 되었다.
십만원프로젝트를 경험했던 선배라서 가능한 이야기들이 있다. 직접 고민하고 몸으로 부딪히며 생긴 이야기들이라 ‘십만원프로젝트 장인’이 전해주는 꿀팁이 한가득이다. 올해 처음으로 온 아이들도 반짝이는 눈으로 선배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선배들도 욕심을 내서 아이들과 짝꿍으로 만나고 싶어한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그런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올해 또 다른 실험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 또 하나의 시도와 실패
올해 십만원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변화는 담당자가 바뀌었다.
3년간의 십만원 프로젝트를 이어받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아직 서툴지만….)
올해 사업을 이야기하며, 십만원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자는 이야기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마을 배움터의 대표적인 청소년 사업이고, 이미 많은 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그런 사업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만 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을 긴 호흡으로 가까이서 만났기에, 넓게 보는 것이 참 어려웠다.
내가 잘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어느 것을 더 확장시켜볼 수 있을까?
아이들의 세밀함을 더 살펴보고자 했다, 신청서에서부터 아이들의 오늘 기분을 물어보고 있다. 기분을 물어보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졸려요, 힘들어요 로 무시 당하는 감정들을 조금씩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배움터에서 뭘 하거나, 오는 날 만큼은 평소와는 다른 기분, 감정이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지만, 처음보다 아이들이 오늘의 기분을 작성하는 것에서 불편함이 많이 사라졌다. 기분을 물어보는 행위는 거의 표정이 안 좋을 때 나오기 때문에 좋은 감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참 어렵다.
이 작은 시도가 실패하거나,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이 1년 동안 어떤 감정과 기분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이어갈까 궁금하기도 하다. 그리고 활동가인 나에게도 십만원 프로젝트가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