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성장과 연대[성북-마을배움네트워크 ②] 동네 교육문화를 이야기 하는 성북의 '월간동네교육'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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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서울시 마을 공동체 종합지원센터에서 마을학교를 실험했다. 3년간의 프로젝트 사업으로 진행된 마을학교 실험기간이 종료 되어도 마을에서의 배움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 ‘월간동네교육’ 모임이다. ‘월간동네교육’이라는 모임이라는 이름이 그 모임을 대변 할 뿐, 무엇을 규정하지도, 참가자를 규제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다만 모였고, 다만 이야기 할 뿐이었다.  

 


# “대책 없이 이야기 하는 모임이니, 가셔야 할 때 조용히 가시면 돼요” 

 


학교선생님, 예술가(예술강사), 문화운동가, 대안교육활동가, 청년창업센터활동가, 문화재단활동가, 책편집자, 도서관활동가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동네 교육문화를 이야기 한다. 어떤 목적도 안건도 끝내야 할 시기도 없다. ‘대책 없이 이야기 하는 모임이니, 가셔야 할 때 조용히 가시면 돼요’라는 시작의 말이 이 모임의 형태를 설명해 준다. 회의를 이끌고 움직이는 주체는 한사람이 아니라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었다. 그 말처럼 사람들은 거침없이 자기 이야기를 쏟아냈고, 각자가 가야할 시간에 알아서 그 자리를 떠났다. 6시에 시작한 모임이 10시가 다 되도록 끝이 없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공간의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그런 토론(수다)의 문화가 놀랍게만 느껴졌다.  

 


# 교육의 본질, 다르지 않은 이야기 

 


성북의 가장 해결해야할 의제가 분명했던 동구여중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마을교사(예술강사)협동조합의 마을배움의 고민으로부터 나눠지는 교육의 본질 적인 이야기 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넘나들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다 보니, 도봉활동가들과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음이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래는 함께 나눈 이야기 순으로 나열한 것이다.  

 


- 각자의 실천이 연결되는 관계망의 공간 / 접촉할 수 있는 허브의 역할을 월간동네교육이 했으면

- 성북의 정치지형이 바뀌면서 마을이 웅성웅성 한 상황. 어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우리의 활동이 견인되어 지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 견인하고 주도 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내는 것들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

- 대학에서 아이들을 자유롭게 해 주지 않은 이상 교육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음.

- 대학의 구조가 대부분 사립학교임. 사립학교는 대학전형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수익을 얻을 수 있음.

- 대학에 꼭 가야만 되는 프레임이 깨지지 않는 이상, 아무리 부모가 깨어있어도 주변에서 다 그 프레임을 따라가는 순간 아이들은 불안해 할 수밖에 없음.

- 이런 주제로 월간동네에서 공부모임을 해보면 좋겠음. 마을교육, 마을 배움이 왜 잘 안되는가? 그 이유 중 가장 심각한 이유를 정해서 많은 사람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포럼 등을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떤지?

-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어려움. 근본적인 이슈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됨. 그러나 그 근본을 이야기 하자고 하는 것이 어려움. 차라리 대학교육을 편승하여 대학을 잘 활용해 나가는 방식을 만들어 가면 어떨지.

- 딸이 고3. 입시전형을 보는데 이해가 가지 않음. 입시교육을 버려야 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 대학을 안 갔을 때 살아갈 삶이 상상이 안감. 그래서 대학을 가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사례를 함께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함.

- 마을 배움의 담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 사례를 만드는 것 중요하나 그것이 공허함. 보편적인 것으로 현실화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려움. 실제로 어떤 위치에 있든지 가능한 실험들을 할 수 있어야 함. 이게 중요함. 현재 지금 나왔던 이야기들을 쌓아가고 연결할 수 있는 학습의 과정을 집요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음. 이것은 성북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곳의 문제임.

- 학교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그나마 학교선생님 교과목 외에 마을교사라고 하는 외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방과 후 밖에 없는 것 같음. 월간동네 시작 한 것도 아이들을 지지 해 주는 어른들이 지역에 많이 있게 하는 것이었음. 성공한 어른들 말고 일상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어른들이 배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을 해주고 싶었던 것이었음.

-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대학에서 배우고 있는 커리큘럼도 문제임. 천편일률적으로 교육받고 답습하여 살아왔음. 그 선생님들 안에서 아이들이 자기주체성을 어떻게 찾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음.

- 마을학교 할 때 초중학교 때가지는 연계도 잘되고 했는데, 고등학교는 딴 세상임. 중학교까지 어떤 중학교를 가느냐에 따라 좋은 추억도 쌓고 하는데, 고등학교는 어딜 가나 똑같음.

- 대학을 주제로 하면 이런 이야기가 집요하게 이야기 되면 좋겠음. 그리고 요즘 대학 입시가 많이 바뀌었는데 사람들은 그 바뀐 입시 방법을 따라가지 못하고 예전의 방식으로만 입시를 생각하고 있는 경향이 있음. 알고 나면 더 의연해 질수도 있음.

- 교육은 복잡계임. 그런데 교육에 대해 입시라는 단순계라고만 생각함. 지역에서 교육을 고민하는 것은 다른 각더에서 보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한국에서 예술정책이 안 되는 경우는 노동정책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 우리가 지역에 교육을 다루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함.

- 교육과정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떤 마을에 대한 교육을 프로세스화 하려면 약간의 교육과정이 필요한건가?라는 생각임.

- 자기 스스로를 이야기 하고 알아가는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함.

- 대학을 가고 안가고가 중요한 것은 아님. 요즘은 서울대 간 아이들도 답이 없음. 열정을 갖고 살고 싶은 삶이 뭔지를 찾아야 함. 학교에서는 그 교육을 안 하고 있는데, 마을에서조차 그 교육을 안 하는 것은 아님. 마을에서는 그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함.

- 문화예술교육이 점수화 되는 것이 아닌데, 너무 기능적인 것을 가르침.

- 마을학교를 동구여중에서 시작할 때 자유학기제 선생님과 마을학교 선생님이 지도안 짜기 전에 학교선생님과 아이들 성향 등 같이 이야기 하면서 만들었는데 그 과정이 맞다고 생각함.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 또한 우월주의를 내려 두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함.

- 좋은 대학을 가건 용기 있게 탈학교를 하건 하는 친구들은 어쨌든 주체적 선택이 되는 것 같은데, 이도저도 아닌 아이들-탈학교도 못하고 대학도 못가는-이 공부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과정이 만들어 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음. (오디세이 학교가 있음)

- 오디세이 초창기에 아이들 자퇴율이 높았음. 그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니 ‘자퇴도 진로다’라고 이야기 해주는 장학관이 있었음.

- 고등학교라는 공간은 어떻게든 대학교를 보냄. 입학률이 거의 80%달하게끔 만들었음. 왜 대학을 진학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아이에게 ‘그럼 왜 고등학교를 들어왔냐?’고 이야기함. 젊은 선생님들은 다를 것 같았지만, 사실 경험이 더 없고 수능과 임용밖에는 경험이 없고 자기 경험이 없어 다른 길을 상상해 보지 못한 선생님들임.


# 이야기를 모아 담론을 만드는 과정 

 


각 구마다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다르지 않다. 그 다르지 않은 언어들은 어떻게 모아져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한사람이 하는 말은 그저 말이지만 여러 사람이 하는 말은 ‘담론’이 될 수 있다. 마을배움터에서 마을-배움을 이야기 할 때는 (나는) 그저 우리만의 생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봉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우리만의 고민은 아니구나 하고 느꼈고, 성북을 만나면서는 정말 함께의 문제이고 같이 고민해야 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동북권역 마을배움터가 처음 네트워크를 제안했을 때 나누었던 글처럼, 당장의 이익을 위한 불손한 연대감이 아닌, 하지 않아도 되는 불편한 일감을 늘려가는 것이 아닌, 마을배움을 찾아가는 진득한 고민과 질문, 관계를 중심으로 한 소통과 토론, 자유로운 시도와 실험을 만들어가는 마을-배움 네트워크로, 마을배움의 담론을 만들어가기 위해 끈질기고 집요하게 배움 본질의 문제를 놓지 않아야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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