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쌤강의리뷰_비현실성의 현실성 : 13차 사회사업캠프를 다녀와서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202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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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인연

 

대학시절을 생각해본다. 품이 살고 있는 동네 근처의 대학교를 나왔고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큰 뜻을 품고 들어갔던 것도 아니었고, 사회복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한창 뜨고 있는 과이기 때문에 ‘취직이나 잘해볼까?’ 하는 심사도 아니었다.
그렇게 1학년 2학년을 다녔고, 3학년이 되면서 사회복지라는 것이 재미있으면서도 쉽지 않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당시 적어도 나에게 사회복지는 불쌍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

사회를 알고, 사람사이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는 것,
그러니 거대하지 않아도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해야하며 실천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함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학창시절 느꼈던 사회복지는 학문과 실천이 분리된 ‘따로국밥’ 같았고
알맹이가 없으면서도 겉만 멋있고, 단단해 보이려고 애쓰는 겉멋든 10대의 내 모습 같았다.
사회복지를 바라보고, 정의하는 우리사회가 그러했고
그것을 가르치는 교육의 현장이 그러했고.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나의 모습이 그러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자연주의사회사업이란 제목의 ‘한덕연’ 선생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그것이 사회복지정보원이란 이름을 알게 된 첫 만남이었다.
몇 해가 지난 일이라 그때의 배움이 온전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강의를 듣는 내내 마음이 울렁거렸다.
그 울렁거림은 우리가 만나게 될 대상자가 문제가 있는‘클라이언트’가 아닌 주체로서의 존재이며,
돕고 베푸는 것이 아닌 서로 함께 배우며 살아간다는 ‘공생’임을 말씀해 주셨기 때문이다.

대학 3학년, 품을 만나게 되었고 2년간의 인턴활동을 하면서
동네라는 작은 소우주를 통해 사회라는 조금 더 큰 우주를 바라볼 수 있었고
문화를 통해 지역의 청소년들과, 동네를 만나며 주체로서의 삶과 소통을 통한 관계의 힘,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사회복지, 사회복지사라는 이름을 드러내놓지 않았지만..
사회복지란 이러한 모습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1년 6월 27일, 늘 궁금해 했지만,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회복지정보원주최의 제 13차 사회사업캠프를 부분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기조강연을 맡게 되신 심쌤덕분에 품 막내식구로, 심쌤의 강연 중 역할극 주인공(?)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캠프의 일정을 전부 참여했던 것이 아니기에 전체를 아우르는 리뷰라기보다 심한기선생님의 강의를 중심으로
캠프의 짧지만 강렬했던 느낌을 담아보고자 한다.



제 13차 사회사업캠프 ‘첫 만남’

 

꽃동네사회복지학교에서 열린 이번 캠프는 올해로 13년이 되었다고 한다.

사회복지 전공 학생 및 사회복지사, 전공예정자등 사회복지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복지를 껍데기로 만나는 것이 아닌 가치와 철학 등의 근본을 생각하며
더불어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캠프라고 한다.


캠프의 첫 인상은 ‘생동감’이었다.

대학생부터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해 보였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참여자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갓난 아이와,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꼬마 친구들의 모습이었다.
이유인 즉, 대학 때 활동했던 이들이 활동가가 되었고 그들이 부모가 되어 자녀들을 데리고 온 것이다.


갑작스레 허리를 다치셔서 캠프를 함께 하지 못하게 된 정보원의 큰 스승님을 대신하여

제자이며 후배이기도 한 김세진 선생님이 문을 열어주셨고
표경흠선생님이 넉넉하고 자연스럽게 캠프의 진행을 이끌어 주셨다.


13년이란 역사 속에 학생에서 활동가가 되어 ..
그리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되어.. 삶의 선배가 되어
지금 이 자리에 어우러져 있음을 알 수 있었던 캠프와의 첫 마주침이었다.


비현실성과 현실성

비현실적인 ‘세상’에서 현실을 꿈꾸는 사람들.
비상식적인 ‘세상’에서 상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가기 위해 스스로의 아름다운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의 ‘축제’

여는 자리 이후 저녁 9시부터 시작된 기조강연 제목은 ❲도전하고 개척하는 사회복지사, 도사의 길과 정신❳ 이었다. 정보원에서 붙여주신 이름이다.
협력보다는 경쟁이 심화되는 사회복지, 가치,비전,철학 등 근본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 보이는 현상,
더불어 나타나는 사회복지사로서의 모호해진 정체성에 대한 문제인식으로부터 세워진13차 사회사업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주제였다.


도사의 길과 정신이란 멋진 코너(?)에 이야기를 풀어주신 분은 다름 아닌 심한기 선생님이셨다.강단에 선 선생님은 강의 전 100여명의 사람들을 마주하고 자리의 가치로움에 대해 친구와 유쾌한 수다를 떨 듯 풀어주셨다. 직장이 끝나고 늦은 시간 올라온 선배들, 희끗한 머리에 지긋한 연륜을 느낄 수 있는 대 선배가 후배들의 활동을 위해 사진을 찍어주고 반가운 환영의 인사를 해주는 모습, 그리고 그들의 제자가 스승에게 인사드리고 안부를 묻는 모습, 20대 초반부터 지긋한 선배들까지 한 자리에 있지만 누구하나 거만하지 않고 권위적이지 않는 모습의 훌륭함을 느끼고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만끽하라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이 자체에 행복함과 긍정의 힘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어떠한 훌륭한 외부적인 자극도 소용없음을 말씀해주시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그러할 수 있게’ 하는 자발적 에너지임을 말씀해주셨다. 덧붙여 말씀해주신 도사에 대한 선생님의 해석은 내적인 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셨다.


정보원에서 도사라고 명칭 해주셨다.
도사.. 잘나서가 아니라 잘은 못했어도 품을 만든지 내년이면 20년이 된다.
하늘을 봐도 한 점 부끄럽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에너지가 식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발 끝부터 머리끝까지 계속 무언가 올라오며 그 것의 이유는 내가 있는 환경에 대한 에너지를 스스로 감지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캠프가 지난 지금까지.. 한 공간에서 늘 뵙지만.. 이 부분을 말씀하셨던 기록이 남은 영상을 보며 감탄하고, 감동하고, 존경하는 대목이다.)


분위기가 한층 풀어지고 선생님은 강의를 시작하셨다. 선생님의 강의 주제는 ‘비현실성과 현실성’이었다.
강의의 시작은 ‘정전’된 어둠으로부터 시작했다. 정전이란 글씨가 화면에 떠오르며 화면을 제외한 모든 불이 꺼졌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고 행동되었던 것들이 멈춰지는 순간이었다.


이 시대에 ‘정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강의를 준비하며 작성하신 심한기 선생님의 습작 시)


지금 이 시간에도 위장된 자유와 소비를 삼키고 있는 도시의 욕망들…
대량으로 소비되는 에너지와 평온한 일상 속에 숨겨진 거대한 문명의 구조들….
KTX의 굉음은 한여름 논이랑을 만지작 거리는 농부의 눈망울을 무시해버리며
개인의 증식과 생존을 위해 이미 정해진 종착역으로 달려만 간다.


귓 볼에 속삭이는 바람과 거스르지 않은 파란하늘의 위대한 존재감을 잃은 지 이미 오래이다.
원래부터 있었던 우리네 일상의 소중함 들은 무심한 당연함으로 버려지고 있다.
가끔씩 거대한 도시의 다리가 붕괴되고,
자연의 생명력과 역사를 담은 물 길이 해체되어서야 잠시 의심을 품기도 한다.


정전이다.
나의 언어와 소통의 구세주인 ‘아이폰’을 충전하지 못한다.
나의 사고와 생존의 생명줄인 랩탑을 충전하지 못한다.
나의 지친 육신을 풀어줄 온수 샤워기가 멈추었고,
나의 지친 정신을 풀어줄 TV 드라마가 보이질 않는다.

그제서야 주변을 다시 둘러본다.
그제서야 나의 의식에 눈이 멀어있음을 확인한다.
그제서야 나의 내면의 자발성들이 응고 되었음을 확인한다.

정전이다….
다시 소비의 버튼을 누를 것인가?
아니면 잃어버렸던 내 속의 촛불들에게 평화로운 불을 붙여볼 것인가?



공기의 중요성을 우리는 평소에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환경이 큰 위기에 처해있음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내손은 편리한 종이컵을 움켜쥔다.
정치인들을 욕하고, 교육의 결핍과 부당함을 이야기하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내 일이 아니면 먼나라 이야기처럼 금세 잊어버리곤 한다.

그리고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인명피해를 입거나,
미디어를 통해 큰 이슈가 떠오르면 사회가 떠들썩해지면 우리는 그때야 깨닫는다.
큰일났구나.. 문제가 있구나.. 라고 말이다.



암묵적 전제에 대한 거부

거대한 물질문명, 교육, 정치, 환경 .. 등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혹은 의식하지 못하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
우리가 의식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삶의 조건, 환경에서 주어지고 던져진 것이며
이러한 문화를 자신의 의식과 정서로 내면화 하여 당연시 하고 있는 것 암묵적 전제들

이렇게 우리는 암묵적 존재들 속에 살아가고 있다.


나는 왜 학교를 다녀야 하는가? 왜 대학을 가야만 하는가? 월드컵은 전세계인의 즐거운 축제인 것인가?
우리가 먹고 있는 이 햄버거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사회복지를 위해서 당연히 열심히 공부해온 1급 시험이 과연 어떤 의미인 것인가?


적어도 이 자리에 있는 ‘우리’들은 생각해볼 만한 문제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질문해보라 찔러주신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은 과연 사실인가? 사회복지를 업으로 삼고자 여기모인 사람으로써,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주체적인 인간’으로써 우리는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들 말이다.


나 또한 때때로 암묵적전제들속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그러할지 모른다.
그러나 조금씩 분노하며, 움틀거릴 때가 있다.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움틀거림은 어느 때 이루어지는가?


매일아침 날라오는 신문을 보며 움틀거린다. 길을가다가도 움틀거리며, 인터넷을 하다가도 움틀거린다.
어쩌면 매순간 움틀거리다가.. 그 움틀거림의 진동에 무감각해져 더 강한 자극을 느껴야
아! 내가 움틀거리는구나..를 감지하게 됬는 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암묵적 전제화.


인간은 더 이상 존재로서 가치로운 대상이 아닌 자본주의논리에 따른 상품이 되었다.
이는 고용시장을 넘어서 감정의 관계를 다루는 결혼과 인간의 기본권를 기본철학으로 하는 사회복지계에도 만연해 있다.


교육 또한 마찬 가지다. 교육의 가치를 전달하는 1차적 도구인 교과서를 개정한다고 말하며 내놓은 2011년 사회 교육과정 개정시안에 따르면, 시장의 한계나 노동의 가치를 다루는 내용은 빼버리고, 주식, 금융상품신설 등의 재테크를 넣는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이제 활자화된 교과서에서 조차 자본에 예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스스로 질문한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가 현실이며 정상인지를 물어본다.
어쩌면 지금 이사회는 비현실적이고 비정상적인 사회가 아닌지를 의심해본다.


하지만 중요한건 현실이다 비현실이다, 정상이다 비정상이다가 중요한 것이 아닌
그냥 생존하는 것이 아닌 생존을 넘어서는 긴 호흡의 혁명이 필요함을 말이다.
비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현실로 바꿔나가는 일상의 혁명을 말이다.


긴 호흡의 혁명은 무엇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
암묵적 전제를 당당히 거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질문해보고 의심해보고 상상하는 힘으로부터 시작하며
이 세상을 바로보기 위한 ‘눈’을 기르기 위한 자발적 학습의 힘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내적 혁명의 힘, 자발적 에너지임을 강조해 주셨다.

이로써 우리는 주체적인 자기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자,
사회와 복지를 ‘논’하고 실천하는 진정한 사회복지인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본다.
여기서 나는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지혜롭고 가치롭게 살아가는
실천의 동기와 자기근거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말이다.



현실에서 비현실을 꿈꾸는 것이 아닌
비현실에서 현실을 만드는 것이 아닌
현실에서 또 따른 현실을 만드는 것 일수도..


선생님의 강연은 정전이란pt가 나온 이후 두 세장 더 진행된 다음에
빔프로젝트의 전원이 나가 준비하신 시청각자료를 다 활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목소리와 눈마주침으로 강의를 이어가셨다.
조금의 불편함도 없었고 오히려 더욱 몰입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여느 세미나나 강연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현실로 풀어냈던 시간이었다.

지금의 청년들을 지칭하는 88만원세대부터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냐며 .. 지금의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
이 시대 청년들은 불쌍한 세대, 안타까운 세대, 의지없는 세대, 용기없는 세대 극과 극으로 이야기되어 지고 있다.
어찌되었든 지금의 청년들은 ‘위기’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여덜명의 ‘청년’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이 아닌 청년으로서의 삶을 고민하고
스스로를 흔들고 세상을 흔들어 보고싶다며 품의 ‘품’안으로 들어왔다. (무늬만학교‘품’- 청년학교)
비현실이지만 현실적인 상황에서 또 다른 현실이라 생각한다.


취업률로 학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1급 시험통과가 목표가 되어가고 있는 사회복지학과
좋은 사회복지관을 가기 위해 1급시험과 스펙쌓기에 혈안이 된 사회복지학생들..
이것이 지금의 비현실적인 현실적 상황이라면 바탕을 닦고 힘을 기르기 위해 캠프에 모인 이 자리는 ‘진짜’ 현실인 것이다.

온전히 참여했다기 보다 짧게 스쳤던 시간이기에 캠프 전반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
비현실성의 현실성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그것을 담뿍 담아가고 깊이 고민하며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 진짜 ‘캠프’ 임을 생각한다.


일상에서의 연결을 위한 마지막 팁

“지금은 답답할 수 있지만 길게 봐야 한다. 꾸준히 공부하고 시각을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작지만 실천하고자 하는 계속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캠프2일차 오전_ 심한기선생님의 말씀)

당장의 큰 변화와 빠른 변화를 욕심내지 말자..
소박한 실천부터 시작해보자.. 지금 여기에서 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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