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활동] 노원지역 흐름 워크숍 1.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20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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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지역 흐름 워크숍 1.


심한기의 일기 #1.


[몇 년간 지켜본 노원지역, 간간히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정겨운 교감을 잃지 않았던 노원지역... 당고개와 나눔의 집의 기나긴 삶의 여정을 만날 수 있었던 곳, 김지선이라는 사람, 강현옥이란 사람 그리고 부은희, 윤은주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준 곳... 그곳이 노원구라는 동네이다. 도식적인 그리고 진정성 없는 네트워크를 떠벌리는 사람들은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먼저 말하고 그 속에 사람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내가 EH는 품이 노원이라는 동네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동네의 이름과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넉넉한 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길고 넉넉한 끈들이 바로 이번 워크숍을 가능하게 했다. 품이 그동안 되지도 않는 무언가를 해왔던 강북이나 도봉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워크숍을 준비한다. 온전한 동네사람들도 아니고, 전혀 상관없는 외계인들도 아니고... 그런데 무언가 가족 같은 딱 꼬집어 설명하기 힘든 사람과 희망의 에너지가 소통되고 있었기에 그 바쁜 사람들을 불러놓고, 한번 쉬어보고, 돌아보자는 수지타산도 안 맞는 ‘당신의 삶은 문화적입니까?’라는 생경한 워크숍을 열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기획자로 참가하며 처음으로 직접 강의를 하지 않았다.강의를 하지 않은 이유는 ‘확실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강의를 하지 않는다’ 라고 한 나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며, 또 하나의 이유는 강의에 쏟는 에너지를 참가자와 강사를 온전하게 지켜보며, 나 스스로도 배움과 준비의 시간을 가지기 위함이었다. 결국 많은 공부가 되었다. 전 과정을 온전하게 지켜보며, 현장에서 정리한 워크숍 일기를 공유하려한다. 이는 워크숍의 평가도 아니며, 객관적 자료도 될 수 없다. 다만 강사와 참가자 그리고 준비한 사람들과의 이 후에도 이어질 행복한 소통을 위한 공유이다. 일기를 공유하며,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다시 사라져가는 기억들이 일상의 힘으로 작게나마 살아나기를... ]


처음, 풍경

일찍 도착한 바람과 물 연구소의 풍경이 따뜻하다.

작년 강북지역 교육복지 실무자들과 행복한 꿈을 그렸던 자리였기에 더욱 친근하다.

아주 오랜만에 품에 사는 식구 모두가 참여한 행사이다. 아니 행사에 참여 했다기 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배움을 만나려 왔다. 테이블을 움직이고, 의자에 올라서고, 방을 뒤지고, 햇빛을 가려보고, 맛 나는 간식을 전시해본다. 그리고 하늘에 詩를 매달고, 바람을 불러온다.


햇빛을 반찬삼아... 밥을 먹어본다. 허기진 배를 채워보아도 배가 부르지 않다.

주인공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생각들이, 어떤 고민들이, 어떤 표정들이, 어떤 편안함들이, 어떤 아픔들이, 어떤 후회와 절망들이 이곳을 채워갈까?


하나 둘씩....

도착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오직 먼저 온 상영이 형의 넉넉함 만이 전해진다. 너무 멀어서, 길이 험해서, 차가 막혀서, 피곤해서....... 이유는 알 수 없다. 그저 그리 밝지 않는 표정들이 조금은 불안할 뿐이다. 그래도 내일 돌아갈 시간이면, 보이지 않는 표정 속에 무언가?를 넉넉하게 담아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박상영, 소통의 문을 열으려 한다. 

그가 말한다. (그는 북한이탈 청소년 대안학교 교장이다.)

남북은 하나가 아니다...

남북은 하나가 될 수 없고, 절대 하나가 되지 못한다.


아마 남과 북이 어느 쪽의 방향으로 흡수되지 말아야 한다는 무조건 하나가

되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는 것....


문화적 삶이란.....

결국은 스스로 행복한가? 에 대한 질문이 아닌가?


팝콘의 자유로운 날개 짓을 본다.

하지만 사람들은 함께 날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팝콘이 가래침이 되고, 달걀이 되고, 새가 되며...

날아갈 수 있는 것처럼, 스스로 자유로워지기를....


 스스로의 지금을 표현할 수 있는 종이를 던져준다.

반은 귀찮음에, 반은 되돌아보기 힘든 맘으로, 그리고 또 반은 그냥 접어본다.

 

* 최현경(신상계초등학교 교육복지실) : 삐툴어진 종이 비행기.

 여행도 쉼도 가졌지만.. 4년간의 정리하며...지금은 처음부터 잘 못 접힌 종이같다. 잘 날 수 있을까?

 

* 유기용 (사회복지법인 굿네이버스) : 이제 막... 계단을 접는 아이. 계단처럼 오르고 싶다. 그러나 난 지금 경직되어 있다.


* 성정아 (노원나눔의집-청소년공부방) 

복잡하지만 하나로 이어진 .그러나 또 복잡한...

 

* 변은희(마들창조학교)

종이가 내 맘을 허락지 않는다. 모든 면이 각지고 날이 서있다. 답답하다. 닫어보려고 하다가 놔 버렸다.

 

* 이수경(공릉복지관 가족복지팀)

방향을 잃은 화살표. 사회복지가 최고였지만, 돈도 생각나고, 행정일 하면서 대상아이들 생각난다. 


* 이슬기(연지초등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매일 맘이 바뀌는 여자. 새로 일을 시작하는 두려움. 자기비하.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양면의 공존. 


* 강현옥(상계제일중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귀찮아. 그래도 성의를 보여서. 상처, 자존심 구기며. 그러나 펴 보려고 노력했던 삶. 

이후의 삶도 적당하게 구겨질 것 같은. 그래도 반듯한 삶을 기대하며. 그래도 둥글둥글 살아가고 싶은 33살의 사람. 


* 전미경(월계중학교 교육복지실)

남들이 말했기에 종이도 남들이 하니. 불안했다가 뒤를 보니 사업계획서 내느라 주말을 못 쉬었기에 여기서 쉬려고 한다.


 

* 박경아(녹천중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인생 최대의 적, 게으름과 귀차니즘. 종이로 할 수 있는 것. 인생 2/3를 말아먹었구나라는 생각.

나머지도 말아먹지 않을까? 허술한 종이, 허술한 것 같은 나의 삶


* 송양선(엄마사랑지역아동센터)

통통 튀어나가고 싶다. 복잡함에서 자유롭고 싶다. 


* 권민기(공릉복지관 새터민지원센터)

나무. 안밖을 책임져야 할 일이 많아진다. 하지만 쓸쓸한 나무 한 그루


* 손옥경(용동초등학교 교육복지실)

종이비행기. 보기에는 좋지만, 스스로 나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고 싶다. 

쉬고, 도망가고, 책임을 던지고 싶다. 그런데, 여기는 또 왜 왔을까?


* 유진아(상계초등학교 교육복지실)

나름대로 독특한 정신세계가 있지만 경직된 기관에 있으며, 상처를 받고 있다.

목표를 위해서 힘겹게 올라가고 있다. 그래서 좀 쉬러 왔다. 하지만 목표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 


* 신정애(공릉종합사회복지관 새터민정착지원센터)

씨줄과 날줄. 지치지만 한편으로는 배우거나, 즐기는 것이 내 속에 에너지로 있다.

그것을 하나씩 꿰어가고 있다. 사랑이 부족해지고 있기에 사랑의 풍족함을 꿈꾼다. 


* 김언주(청계초등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색연필이 없으니 익숙하지 않다. 내가 막혀있었나? 요즘 미로와 같다. 종이라 정사각형이 아니라 힘들다. 

내 삶은 정사각형인가?


* 고정원(중원중학교 진로상담부 교육복지사업담당)

어릴 때부터 공을 접었다. 오늘도 공을 접는다. 늘 어른이 아니면 친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강박처럼 다가온다. 

나는 몸부터 움직인다. 무조건 뭔가를 해야하는 조바심. 우리 딸에게 잘 못해주고 있다. 공부가 좋아지기도 한다. 

구박하는 신랑 그리고 늘 넓고 자유로운 것으로 향하고 싶다. 


* 장미애(공릉종합사회복지관 가족복지팀)

새싹. 누가 밟으면 죽어버릴 것 같은. 잘 성장하고 싶다.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 


* 박상영(강사/ 셋넷학교 교장)

머리 속에 반항. 

굳어지는 머리의 유연함을 위하여. 

25명의 아이들, 꾸려가기 힘듦. 하루에 비움이 더 많았으면. 


결국, 스스로에게 진중하게...

 

다시...

 질문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박상영은 다시 조용한 강조를 해본다.

왜 소통해야 하는가? 그냥 살아도 되는데...

 

Why does we need a communication ?

 행복은 어느 곳에 있는가?

 결국 소통의 방식은 다르지만 행복하기 위한 것 아닌가?

 

그냥 갯벌에서 뛰어노는 것 자체가 행복인데...

 우리는 거대한 행복을 위해 너무 거치고, 빠르게 달려가고 있지 않은가?

 

그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진정한 쉼, 감동이 없는 쉼이 너무 많다.

 

회복하고 싶다.

 

법정스님...

불필요한 것들로부터의 自由....


영화처럼... 목숨 걸고 넘어온 탈북 청소년...이 정말로 힘든 것은

목숨 걸고 넘어온 과정이 아닌 남한에서 받은 작은 한마디의 질문...

“너 컴퓨터 할 줄 아니? 너 간첩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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