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활동] 파견 활동가의 품 알아가기 3. 00마켓과의 첫 만남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2021-07-25
조회수 306

# 20071027 품 알아가기 세 번째 이야기

by 하니 :)


'품'에 대한 내용은 아니지만, 품과도 친한 사이이고,
또 품의 '동네'가 그날 하루 가게를 낸 'OO 마켓'이 이번 주 공부 주제!
전부터 정말 참여해보고 싶었던 'OO 마켓'.
게다가 가을볕에 세상이 온통 반짝반짝 빛나던 날의 신나는 체험 학습(?)이었다. :D

내가 'OO 마켓'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녹색연합에서 발간하는 '작아'라는 잡지를 통해서였다.
'작아'에서 매 달 한 번씩 하고 있는 '공공 워크샵'이
바로 재미있는 이름의 '문화로 놀이짱'의 'OO 마켓'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실천'은 거의 하지 않는 '눈'독자였지만,
공공 워크샵은 꼭 한 번 참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기회가 생긴게 참 신기했다.

처음에 뭐가 뭔지 잘 모르던 나는 바보같이도
'OO 마켓'의 의미가 '公共 마켓'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OO'의 의미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니.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작은 것이 세상을 바꾼다?!
'작은 것'이 진정 '귀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아오며 어느새
'작은 것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은 내게 소중히 가슴에 품고 가야할 이야기가 되었다.
무엇이든 '작은 것'이 바뀌지 않으면, '큰 것'이 바뀔 수 없고
'작은 것'이 가지는 가치는 무한대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설레이곤 했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날 나는 'BUY NOTHING DAY'라는 공공 워크샵에 참여하며
재미있어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순간이었지만 속으로 '아-'라는 한숨을 쉬고 말았다.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세상의 변화라는 것이

한순간에 이루어질 수 없음을 누누히 배우고 들어왔지만,
역시 그 기다림과 희망을 놓치않는 일은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가를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커다란 것을 바라보지만 작은 곳을 지키며 커다란 것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
커다란 것에 좀더 가깝게 닿아 그것을 바로 변화시키는 사람들,
그리고 그 중간에서 매개자의 역학을 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 사이의 조화와 그 경계에 대한 고민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쉽사리 답이 나오는 일은 아닌 것 같다.


'OO 마켓'의 가치
'사물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가치와 경험, 역사를 공유하고 교환하며
보이지 않는 것(기술, 방법, 지식 등)을 교환하거나 공유하는 시장입니다.'
문화로놀이짱에서 소개해 놓은 'OO 마켓'에 대한 설명이다.
그들이 꿈꾸는 '상상력', 그리고 '순환 시스템'.
분명 화폐만이 통용되는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시장들과는 무엇하나 공통점이 없는.

저 말들을 내 머릿속에 집어 넣으려 함은 아니지만,
읽고 또 읽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쉽사리 체감할 수 있는 개념이나 가치는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건 어쩌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평소에 잘 쓰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가치가 쉽게 통용되고, 누구나 가치의 가치를 쉽게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소통하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나 역시 상상력을 발휘할 때다!


'동네'가 전하는 가치

'품'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마력'이 있다. 현희쌤은 내가 적응력이 좋은 것 같다 했지만,
그건 품 사람들이 끝없이 뿜어내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품은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만나도 무척 반갑고 편안했다.

청년문화실천아카데미팀이었던 '동네'.
이들이 전하길 원했던 가치는 평소와는 다른 소통의 방식의 기쁨이었던 것 같다.
핸드폰, 인터넷과 같은 빠른 방식이 아닌 우편을 통한 느린 소통의 방식.
빠른 것보다 좀더 정성과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자꾸만 잊혀져 가는 가치에 대해 아쉬워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라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가치 전달 방식에 대한 고민

결국 문화로놀이짱이 'OO 마켓'에서 전하고 싶었던 가치도,
그리고 품의 동네가 '동네 통통'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가치도
사람들이 스스로 경험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통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그곳에 나온 사람들은 그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게 되는 거겠지.
그런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의 가치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무조건적이었던 '나에게'
이런 생각과 첫번째 '작은 것이 세상을 바꾼다'에서 이야기했던 이야기들은

약간 금기시 되었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순간 순간 치솟는 의문들과 조급함을

어쩔 수 없는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기는 하다.
흠 과연, 이런 과정을 거쳐서 다시 굳건하게 '작은 것'의 힘을 믿게될 수 있을까.
큰것과 작은 것 그 중간 것들의 경계와 조화의 가능성들에 대한 희망을 끊임없이 품을 수 있을까.

요즘 네팔에 가는 일로 엄마아빠와 주위 몇몇 사람들에게

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설득(?)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로 일방적으로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된' 이야기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비슷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것과 비슷한 나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과정은
서로 소통될 수 있겠지만,
나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그것에 대해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단순히 나의 가치를 '전달'만 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이해와 공감의 폭과 깊이에 있어서의 '정도'의 문제도 있겠지만...

결국은 모든 일에 기다림의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이 일은 또 어떤가.
지나치게 안이한 것은 아닐까.

복잡한 심정을 반영하듯 전혀 정리되지 않는 이야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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