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청소년들이 기획, 주민들 초청... 강북구 '문화장터'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20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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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동네 장터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정규민군(18)은 광고 기획자가 되는 게 꿈이다. 정군은 현재 ‘강북문화장터’ 기획자로서 청소년 문화공동체 ‘품’에서 활동 중이다. 정군은 “작은 거라도 모두가 남과 나누고 싶은 걸 갖고 나오는 장터를 기획하면서, 소비만 조장하는 광고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담은 광고를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며 “혹은 마을 공동체 안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면서 문화를 이뤄가는 일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북구청 앞 차 없는 거리에서는 청소년들이 기획하고 주최하는 ‘강북문화장터’가 열렸다. 청소년 기획단 20여명이 오는 10월까지 진행될 강북문화장터 행사 콘셉트와 세부 프로그램을 모두 결정했다. 장터 첫날에는 청소년, 지역 주민, 각종 단체 등 34개 팀이 참가해 부스를 마련했고 3시간 동안 수백명의 주민들이 오갔다.

이날 장터는 각자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나누는 ‘한뼘장’과 직접 만든 화장품, 대안생리대 등 재능나눔을 통한 기부 장터인 ‘솜씨나눔장’으로 구성됐다. 한뼘장은 고백 잘하는 방법, 비밀스러운 일기장, 추억의 노래, 손 인형, 엄마표 김밥 등 온갖 종류의 창작물, 이야기를 공유·판매·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솜씨나눔장에서는 티베트와 네팔 마을을 지원하기 위한 수공예품 판매, 친환경 재활용품 판매, 동네 아이들이 나와 진행하는 ‘아나바다’ 장터 등이 마련됐다.


26일 서울 강북구청 앞에서 열린 ‘강북문화장터’에서 청소년과 주민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강북구 제공

26일 서울 강북구청 앞에서 열린 ‘강북문화장터’에서 청소년과 주민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강북구 제공


장터에는 지키는 사람이 없는 무인가게도 등장했다.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돈 대신 쌀이나 다른 물건을 놓고 가면 된다. 정군은 “시장이나 마트에 가면 항상 돈으로만 계산을 하게 되는데, 문화장터에서는 꼭 개인 이익이나 돈 같은 방식으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걸 배워서 좋다”고 말했다.

20세가 된 청년을 위한 마을 성년식도 열렸다. 주민들의 각종 축하 세리머니와 성년을 맞은 이들의 포부를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외에도 청소년이 행복한 학교를 위해 선생님과 학생들, 그외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3분간 터놓는 ‘말장’, 마임, 거리음악공연, 노래자랑 등 지역민과 청소년들이 어우러진 ‘뽐장’도 열렸다.

청소년 문화공동체 ‘품’과 강북구가 공동 개최하는 이 문화장터는 오는 10월까지 매월 넷째주 토요일마다 열릴 예정이다. 강북구는 “우리는 매일 뭔가를 사고팔지만 일상에 남는 것은 영수증뿐이다. 청소년들이 기획한 문화장터를 통해 사고파는 사람이 구분되지 않고 생활 속에서 배우고 교감하는 기회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화장터에 참여하고 싶은 이들은 매월 셋째주 월요일까지 품 청소년 문화공동체 홈페이지(www.pumdongi.net)에서 십대와 마을만들기 배너를 클릭해 장터참여를 신청하면 된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local/Seoul-Gyeonggi/article/201305262316525#csidx2246c283a2bc6afba4db0aa233eca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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